오늘의 주제는 친구와 밤 늦게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면서 시작했습니다.

 

"미국 시장에 끽해야 300만원 넣었다면서 뭐 그리 열심히 보십니까?"

 

"아....이게 은근 한국장이랑 연관이 되어있거든요. 미장 움직이는걸 보면 다음날 한국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대충 보여요."

 

그러고선 금방 다른 주제로 넘어갔지만 제 MBTI가 ENTP인 관계로 도저히 참지 못하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진짜 그 둘이 연관되었는지 확인을 해봤습니다.

 

1. S&P500

 

근 2년간 NASDAQ의 기술주들이 너무 잘나가 묻힌 감이 없잖아 있지만, 미국 주식 시장의 근본은 S&P500이라고 생각됩니다. NASDAQ은 하나의 시장이기 때문에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기업들을 반영하지 못하고, 기술주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전체 시장을 나타내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S&P500이란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는 모든 회사들 중, 가장 우량하다고 판단되는 500개의 회사의 주식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주가지수입니다. 워렌 버핏도 주식 잘 모르는 사람이면 열심히 일해서 S&P500 지수추종 인덱스 펀드를 사라고 할 정도로 탄탄한 지수입니다.

 

2. KRX300

 

만약에 우리가 S&P500을 비교하자면 한국도 같은 counterpart를 가져와야겠죠? 이런 경우, 흔히 사용되는 KOSPI보다는 KRX300이 적합합니다. KOSPI는 시장 전체를 반영하는데 비해 KRX300는 S&P500과 같이 가장 우량한 회사 300개만을 선정해 계산하기 때문입니다.

 

3. 분석 결과

 

사실 거창하게 분석이라고 이름 붙일 것은 없었지만....근 10년간 S&P500과 KRX300의 상관계수를 구하면 아래와 같은 그래프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Figure 1. Correlation Coefficient between S&P500 and KRX300]

 

신기하게도 두 지수가 함께 움직이는 구간과 따로 노는 구간이 칼같이 구분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또한, 한 번 커플링이 시작된다면 1년 이상 지속되었고, 반대로 디커플링이 된다면 장기간 따로 노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고로 친구의 말은 어느 정도 맞는 말이었습니다. 실제로 전체 기간 중 두 지수의 상관계수는 0.8788로 상당히 가까운 사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차피 오밤중에 미국 장이 치솟든 내리꽂든, 한국 주식 시장은 오전 9시에 열리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될 것 같다는게 제 의견입니다. 한숨 푹 자고 일어나시면 장전호가부터 다 반영이 되어있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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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기존 포스팅을 통해 회사가 언제 망하는지에 대해 설명드린적이 있습니다. 

 

이건 독자분들께만 알려드리는 팁인데, 회사는 돈 못번다고 죽는게 아닙니다. 주가가 빠진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신입사원들이 앵무새마냥 외치듯이 경영이 개판이라 망하는 것도 아닙니다.
 
회사는 빚 못갚으면 망합니다.
 
회사가 이자나 원금을 제 때 못내면 채권자들이 줄지어 들어와 회사 전체에 빨간 딱지를 붙이고, 회사를 어딘가에 팔거나 경매에 넘겨 원금과 이자를 받아갑니다. 이 때만큼은 그룹의 태양이신 회장님도 한낮 빚쟁이일 뿐입니다.

- 망한다고? 올해는 아니야(https://babbling-mewling-spawn.tistory.com/18) -

 

당시에는 간단히 유동자산과 유동부채만으로 파산 가능성을 유추하는 것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오늘은 파산 이유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현금흐름에 대해서 논하고자 합니다.

 

한국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발명품 중의 하나는 바로 현금입니다. 필자는 빳빳한 5만원권 지폐를 싫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본 적 있으시다고요? 그건 그 사람이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모두가 사랑하기 때문에 모두가 현금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주식, 채권, 코인 지갑, 부동산 등기 서류 등 어떤 유가증권이라도 현금을 이길 수 없습니다. 당장 삼성전자 주식을 한 주 종이로 인출해 집 앞 치킨집에 가져가 오늘 종가만큼의 치킨을 달라고 하시고 치킨집 사장의 반응을 보시면 제 말이 옳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Figure 1. Everyone's Favorite]

 

이렇게 현금이 각 나라의 유일한(할인 없는) 거래 수단이기 때문에, 이 현금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파산여부가 갈립니다. 당장 내가 납품한 생닭의 대금을 받아야하는데, 치킨집에 현금이 없으면 치킨집 간판이라도 떼오겠죠? 따라서 이렇게 중요한 현금흐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제무재표에 별도로 현금흐름표를 작성합니다.

 

현금흐름표의 개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현금흐름에 대한 정보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채권자나 투자자 모두 기업이 어떤 목적으로 현금을 쓰고 받았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할 것입니다. 따라서 기업에서 발생하는 모든 현금을 아래 세 가지 카테고리로 구분하여 표기합니다.

 

  • 영업활동 현금흐름(Cash Flow from Operating Activities, CFO): 회사의 순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거래에서 발생
  • 투자활동 현금흐름(Cash Flow from Investing Activities, CFI): 장기 자산의 매매와 투자에서 발생
  • 재무활동 현금흐름(Cash Flow from Financial Activities, CFF): 회사의 자본 구조 변경에서 발생

 

이렇게만 쓰면 영 시원찮죠? 따라서 어떤 종류의 현금이 어느 카테고리에 분류되는지 아래 표로 바꾸었습니다.

 

[Figure 2. Cash Flow Statements Categories]


이게 사실 별로 직관적이진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채권이나 주식을 사는데 드는 돈은 투자활동으로 나가는데 그 이자나 배당은 영업활동으로 들어가는 식이거든요. 돈의 출처가 중요한게 아니라, 이게 회사에서 어떤 활동으로 인식되는지를 기준으로 생각해야 그나마 좀 맞아들어갑니다.

 

또한 재무와 투자가 많이 헷갈릴 수 있는데, 남들한테 빌려주면 투자, 남들한테서 빌려오면 재무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이자와 배당을 받는 것은 모두 영업활동인데 이자를 내는 것는 회사의 순수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영업활동으로, 배당을 주는 것은 순수익이 확정되고 나눠주기 때문에 재무활동입니다.

 

현금흐름표의 예시

 

아래는 예시를 위해 항상 애용하는 삼성전자의 2022년 반기 보고서에서 현금흐름표를 발췌했습니다. 위에서 보신 표 구조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Figure 3. Samsung Electronics' 2022 2nd Quarter Cash Flow Statement]

 

하지만 대한민국의 모든 상장사가 저렇게 현금흐름표를 작성하지 않는데, 자율을 인정하지 않는 U.S. GAAP과는 달리 IFRS는 어느정도 자율을 인정해주기 때문입니다.

 

  1. 이자와 배당

 

U.S. GAAP을 따르면 위 표대로 이자와 배당을 받는 것은 영업활동, 이자를 내는 것은 영업활동, 배당은 재무활동으로 분류되고 예외란 없습니다. 하지만 IFRS는 여기서 자율을 인정해줍니다. 이자와 배당을 받는 것을 영업활동이나 투자활동 둘 중에 하나로 분류할 수 있도록 허락해줍니다. 또한 이자와 배당을 주는 것을 영업활동이나 재무활동 둘 중 하나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2. 세금

 

법인세 또한 회계기준에 의해 갈립니다. U.S. GAAP에 따르면 어떤 방법으로 번 돈에 대한 세금이든간에 모든 법인세는 영업활동으로 분류됩니다. 어차피 영리활동을 하면서 얻은 돈에 대한 세금이니 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라는 것입니다. 이에 비해 IFRS는 투자활동이나 재무활동으로 인해서 번 돈이면 해당 돈에 대한 법인세는 투자활동이나 재무활동에 기입할 수 있도록 허락해줍니다.

 

현금흐름표의 한계

 

그러면 이 현금흐름표로 회사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요? 물론 현금흐름표가 매우 중요한 정보이긴 하나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비현금성 투자나 재무활동을 놓치게 되는데, 대표적으로 아래 두 경우가 있습니다.

 

  1. 판매자한테서 돈 빌려서 구매

 

근 몇년간 부동산이 미쳐날뛰다보니, 별별 특이한 거래가 다 나옵니다. 혹시 이런 기사를 보셨나요?

 

https://www.hankyung.com/realestate/article/202108131488e

 

"현금 부족해 집주인·중개사에 돈 빌려 아파트 샀어요"

"현금 부족해 집주인·중개사에 돈 빌려 아파트 샀어요", 부동산 규제로 대출 막히면서… 중개업소·매도자에 돈빌리는 매수자들 이율 높지만 부족한 돈 메울 시간 벌수 있어 중개업소 "중저가

www.hankyung.com

 

매수인이 돈이 없을 경우 매도인으로부터 돈을 빌려서 집을 산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가 기업 세상에서도 발생하는데요, 이런 경우 분명히 (1) 돈을 빌려(재무활동) (2) 자산을 샀지만(투자활동), 발생한 현금흐름은 없기 때문에 현금흐름표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2. 상계

 

위의 뉴스대로 매도인에게 돈을 빌려 집을 산 매수인. 최근 집값 하락으로 인해 집값이 대출금과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왔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둘은 합의 하에 기존 매수인의 집과 부채를 상계시킬 수 있는데, 이런 경우 부채와 자본이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현금흐름이 없기 때문에 현금흐름표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경우, 해당 거래로부터 발생한 현금은 재무제표 주석에 별도로 표기됩니다.

 

[Figure 4. Noncash Investing and Financing Activ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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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요새 점점 투자 블로그보다는 회계 블로그에 가까워진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물론 회계가 투자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것은 맞지만, 그 중요한걸 정리해서 올려놓으라고 회계사들이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그런고로 이번 포스팅을 통해 재고자산을 마무리지어볼까 합니다.

 

여태까지 다뤘던 재고자산들은 모두 사온 가격 그대로 장부에 적힌다고 가정했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다 그렇듯이, 여기에도 예외가 있습니다. 오늘은 사온 가격 이외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재고자산의 가치가 변동하는 경우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IFRS 기준

 

우리나라 및 전세계적으로 사용하는 IFRS입니다. IFRS의 판단기준은 간단한 편인데, 바로 (1)재고자산을 사온 원가(2) 순실현가치(Net Realizable Value, NRV) 중 낮은 가격으로 선정됩니다. 재고자산을 사온 원가야 영수증에 적힌 그대로 쓰면 되지만 NRV는 조금 더 복잡한데요, 예정 판매가에서 예정 판관비를 뺀 가격입니다.

 

[Figure 1. NRV vs. Historical Cost]

 

일반적인 회계 기준으로는 재고자산을 사온 가격이 NRV보다 작아야하는게 정상입니다. 하지만 판관비가 크게 올랐다거나 재고자산의 가격이 크게 올라 단기적으로 NRV를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실제 사온 재고자산의 가격을 그대로 인정하기보다는 NRV를 사용해 이 재고자산의 더 실질적인 가치를 추정하여 기록합니다. 재고자산도 유동자산의 일부로 평가되는데, NRV보다 큰 원가를 기록한다면 유동자산이 과하게 높게 평가되는 등 부작용을 제거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NRV가 재고자산을 사온 원가보다 낮을 경우, 재무상태표에서 재고자산의 가치는 감소하고 그 차액만큼 손익계산서에서 손실로 기록됩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요? 재고자산의 원가가 하락하거나 판관비가 내려가 다시 재고자산의 원가가 NRV보다 낮아지는 경우, IFRS에서는 재고자산의 복원을 인정합니다. 다시 재고자산의 원가를 반영하는 것입니다.

 

US GAAP 기준

 

여태까지 IFRS의 순한 맛을 보셨으니, US GAAP의 매운 맛을 보실 차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IFRS가 더 적절한 기준인것 같지만.... US GAAP 기준으로 재고자산의 가치는 어떤 재고자산 인식 방법을 택하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1. LIFO 및 Retail Method

 

이 경우 (1)재고자산을 사온 원가(2)시장가 중 더 낮은 가격으로 선정됩니다. 재고자산을 사온 원가야 간단합니다. 말 그대로 사온 가격이기 때문이니다. 하지만 시장가는 그보다는 좀 더 복잡한데, 이 재고자산들이 시장에서 얼마에 팔릴지가 아닌 새로 사올 때 필요한 가격입니다. 이를 replacement cost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치킨집을 운영하는 제가 기존에 생닭을 마리당 만원에 사왔더라도 이후에 생닭 가격이 마리당 5천원으로 떨어지면 그만큼 재고자산이 축소되어 기록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라면 그렇게 매운 맛도 아니겠죠? Replacement cost를 사용하면서 동시에 해당 가격 위 아래에 천장과 바닥을 설치합니다. 위에서 설명드린 NRV를 사용하는데요, 아래 그림과 같이 설치됩니다.

 

[Figure 2. Market Cost]

 

이렇게 천장이 설정되는 이유를 설명하자면 바로 금융위나 거래소나 대한민국 3대 거짓말인 "손해보고 판다"를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설명드린 것과 같이 NRV는 이 재고자산이 시장에서 팔려 발생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수익에 재고자산을 사온 원가를 합친 금액입니다. 이보다 높은 값에서 재고자산을 사와야 한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가격을 올리거나 원자재를 사오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NRV를 넘어서는 replacement cost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바닥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NRV는 판매가격에서 생산비와 판관비를 뺀 가격입니다. 여기서 일반적인 수익을 뺀다면 바로 재고자산을 사온 가격이 되겠죠? 이보다 낮은 가격에 재고자산을 다시 사올 수 있다는 주장은 나 혼자서만 도라에몽 주머니마냥 재고자산을 싸게 가져올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회계 및 감사 세계관에서는 도라에몽 주머니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Figure 3. Not Generally Accepted]

 

2. 나머지 재고자산 인식 방법

 

이 경우는 IFRS와 동일하게 (1)재고자산을 사온 원가 (2) 순실현가치(Net Realizable Value, NRV) 중 낮은 가격으로 선정됩니다.  위 IFRS와 마찬가지로 (2) NRV를 택할 시 재무상태표에서 재고자산의 금액은 내려가고 그 차액은 손익계산서에 기록됩니다.

 

하지만 또 IFRS와 차이점이 발생하는데, 판관비가 줄어들거나 재고자산의 원가가 내려가 다시 사온 원가가 NRV보다 작아지더라도 이는 재무상태표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US GAAP 에서는 자산이 한 번 감가됐으면 이를 다시 원복시키는 것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투자자들에게 조금 더 보수적인 숫자를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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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고: 미국 상장사에 투자하지 않으시는 분은 이 포스트를 읽으실 필요 없습니다.

 

저번 포스팅(https://babbling-mewling-spawn.tistory.com/10)에서 재고자산을 계산하는 여러가지 방법에 대해 설명드린 적 있습니다. 재고자산을 계산하는 방법이 여러개라면 회사들을 비교할 때 문제가 생깁니다.

 

[Figure 1. Cost of Goods Sold (CGS)]

 

매출원가(CGS)를 계산 시, 재고자산을 어떻게 설정하냐에 따라 값이 크게 달라집니다. 그렇다면 같은 양의 물건을 팔아도 한 회사에서는 LIFO를 사용하고 다른 회사에서 FIFO를 사용하면 그 둘이 보고하는 경상이익(Gross Profit)이 달라지고, 이에 따라 기업이 납부하는 법인세가 달라집니다. 따라서 다른 재고자산 기준을 사용하는 회사들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재고자산 기준으로 통일해야합니다.

 

1. LIFO가 뭐더라....

 

혹시 LIFO가 기억이 나지 않으시지만 기존 포스트를 보시기 귀찮은 분들을 위해 작성했습니다. LIFO란 Last In, First Out의 준말로, 맨 마지막에 들어온 재고자산이 가장 먼저 나간다는 뜻입니다. 한국말로는 선출후입이라고도 하는데요, 주로 재고자산의 신선도를 따질 필요가 없는 정유사들이 많이 선택합니다.

 

[Figure 2. First In, First Out (FIFO)]

 

[Figure 3. Last In, First Out (LIFO)]

 

일반적으로 원자재값은 시간이 지나면서 오르기 마련입니다. 제가 국민학교를 다닐때까지만 해도 500원이면 분식집에서 떡볶이 한 컵을 사먹을 수 있었지만, 2022년 지금 분식집에 500원을 들고가면 따귀 맞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물가 상승 경향과 재고자산이 구입된 가격으로 장부에 기록되는 사실이 합쳐지면, LIFO 재고자산 장부에 적혀있는 재고량은 말도 안되게 낮은 가격으로 기록됩니다. 20년, 30년 전에 샀던 재고자산들의 기록이 계속 남아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 기말 재고자산이 낮게 설정되면서 매출원가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영업이익이 낮게 기록됩니다. 사실상 FIFO를 사용하는 기업과 돈을 똑같이 벌어도 장부 상으로만 영업이익이 낮게 기록되기 때문에 기업끼리의 비교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SEC는 LIFO를 사용하는 회사들에게 FIFO를 사용했다면 어떤 값이 나왔을지를 제출하라고 요구합니다. 이를 LIFO Reserve라고 합니다.

 

2. LIFO Reserve

 

사실 어차피 LIFO reserve 계산해서 써줄꺼면 주석에 FIFO버전도 적어줬으면 좋았겠지만...미국 회계사들도 매우 바쁜가봅니다. LIFO reserve를 구하는 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Figure 4. LIFO Reserve]

 

식은 간단하지만 재고자산을 하나하나 뒤지면서 저걸 계산하는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걸 재무제표에서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멀쩡한 LIFO reserve라는 단어를 안쓰고 돌려 말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빠르게 찾는 방법은 ctrl F를 누르고 LIFO를 검색하면 엔터키 몇 번 내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시를 위해 대표적인 LIFO 기업인 Exxon Mobile의 2021 자료를 가져왔습니다.

 

[Figure 5. Inventory Description in Exxon Mobile 2021 Financial Statements]

 

[Figure 6. LIFO Reserve in Exxon Mobile 2021 Financial Statements]

 

보시면 LIFO 효과로 인해 당기순이익이 얼마나 늘어났는지, 그리고 노란색으로 표기된 부분에 LIFO 효과로 인해 재고자산에 끼친 영향이 얼마인지 기록해두었습니다.

 

3. 계산 방법

 

3.1. 세금이 없는 천국

 

예전에 벤자민 프랭클린이라고 미국의 유명한 아저씨가 한 말이 있습니다. 바로 "죽음과 세금은 피할 수 없다" 입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죽음마저 극복한다고 열심히 찌라시가 도는 21세기에도 세금은 피할 수 없지만, 세금을 피할 수 있는 유토피아가 있다고 가정하고 LIFO를 FIFO로 전환해보겠습니다.

 

[Figure 7. Taxless LIFO to FIFO Transition]

 

위에서 설명드린 것과 같이, LIFO reserve는 LIFO가 FIFO로 전환됐을시 발생하는 재고자산의 증가량입니다. 단순하게 LIFO reserve가 100이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1) 기말자산이 100 증가하면서 (2) 매출원가가 100 줄어들고 (3) 당기순이익과 이익유보금이 각각 100씩 늘어나게됩니다.

 

3.2. 세금이 있는 지옥

 

하지만 유토피아가 괜히 유토피아겠습니까? 세상에 없으니 유토피아겠지요. 따라서 세금을 걷는다는 현실적인 가정 아래에서 다시 진행해보겠습니다. 법인세가 얼추 20% 언저리이니 이번 가정에서의 세금은 20%입니다.

 

[Figure 8. LIFO to FIFO Transition with Tax]

 

LIFO를 FIFO로 전환하면서 당기순이익이 늘어났고, 늘어난 당기순이익에 대한 세금이 적용되었습니다.

 

4. 결론

 

이렇게 열심히 계산을 해서 LIFO를 채택한 회사들과 FIFO를 채택한 회사들을 공평하게 비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전환을 하면서 무엇이 바뀌었을까요?

 

4.1. 수익성

 

수익성이 개선됩니다. 위에서 설명드린 것과 같이 LIFO에서는 매출원가가 높게 책정되고, 그 결과로 인해 당기순이익이 낮게 기록됩니다. 이를 FIFO로 전환하면서 수익성이 올라간 것과 같은 효과를 냅니다. 실제로 더 번 것은 없더라도요.

 

4.2. 유동성

 

LIFO는 예전에 구입한 원자재 가격을 반영하기 때문에 재고자산이 낮게 기록됩니다. 이를 FIFO로 전환하면서 재고자산이 최신 가격을 반영하도록 바뀌었기 때문에 유동자산이 늘어납니다. 따라서 유동비율 역시 더 높게 나타나며, 운전자본 또한 늘어나게 됩니다.

 

4.3. 회전율

 

FIFO를 택하나 LIFO를 택하나 회사에서 당해 구입한 재고자산의 값은 동일합니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재고자산이 높게 변하기 때문에 재고자산 회전률이 낮아지고, 반대로 재고자산 보관일은 늘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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