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요새 점점 투자 블로그보다는 회계 블로그에 가까워진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물론 회계가 투자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것은 맞지만, 그 중요한걸 정리해서 올려놓으라고 회계사들이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그런고로 이번 포스팅을 통해 재고자산을 마무리지어볼까 합니다.

 

여태까지 다뤘던 재고자산들은 모두 사온 가격 그대로 장부에 적힌다고 가정했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다 그렇듯이, 여기에도 예외가 있습니다. 오늘은 사온 가격 이외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재고자산의 가치가 변동하는 경우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IFRS 기준

 

우리나라 및 전세계적으로 사용하는 IFRS입니다. IFRS의 판단기준은 간단한 편인데, 바로 (1)재고자산을 사온 원가(2) 순실현가치(Net Realizable Value, NRV) 중 낮은 가격으로 선정됩니다. 재고자산을 사온 원가야 영수증에 적힌 그대로 쓰면 되지만 NRV는 조금 더 복잡한데요, 예정 판매가에서 예정 판관비를 뺀 가격입니다.

 

[Figure 1. NRV vs. Historical Cost]

 

일반적인 회계 기준으로는 재고자산을 사온 가격이 NRV보다 작아야하는게 정상입니다. 하지만 판관비가 크게 올랐다거나 재고자산의 가격이 크게 올라 단기적으로 NRV를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실제 사온 재고자산의 가격을 그대로 인정하기보다는 NRV를 사용해 이 재고자산의 더 실질적인 가치를 추정하여 기록합니다. 재고자산도 유동자산의 일부로 평가되는데, NRV보다 큰 원가를 기록한다면 유동자산이 과하게 높게 평가되는 등 부작용을 제거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NRV가 재고자산을 사온 원가보다 낮을 경우, 재무상태표에서 재고자산의 가치는 감소하고 그 차액만큼 손익계산서에서 손실로 기록됩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요? 재고자산의 원가가 하락하거나 판관비가 내려가 다시 재고자산의 원가가 NRV보다 낮아지는 경우, IFRS에서는 재고자산의 복원을 인정합니다. 다시 재고자산의 원가를 반영하는 것입니다.

 

US GAAP 기준

 

여태까지 IFRS의 순한 맛을 보셨으니, US GAAP의 매운 맛을 보실 차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IFRS가 더 적절한 기준인것 같지만.... US GAAP 기준으로 재고자산의 가치는 어떤 재고자산 인식 방법을 택하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1. LIFO 및 Retail Method

 

이 경우 (1)재고자산을 사온 원가(2)시장가 중 더 낮은 가격으로 선정됩니다. 재고자산을 사온 원가야 간단합니다. 말 그대로 사온 가격이기 때문이니다. 하지만 시장가는 그보다는 좀 더 복잡한데, 이 재고자산들이 시장에서 얼마에 팔릴지가 아닌 새로 사올 때 필요한 가격입니다. 이를 replacement cost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치킨집을 운영하는 제가 기존에 생닭을 마리당 만원에 사왔더라도 이후에 생닭 가격이 마리당 5천원으로 떨어지면 그만큼 재고자산이 축소되어 기록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라면 그렇게 매운 맛도 아니겠죠? Replacement cost를 사용하면서 동시에 해당 가격 위 아래에 천장과 바닥을 설치합니다. 위에서 설명드린 NRV를 사용하는데요, 아래 그림과 같이 설치됩니다.

 

[Figure 2. Market Cost]

 

이렇게 천장이 설정되는 이유를 설명하자면 바로 금융위나 거래소나 대한민국 3대 거짓말인 "손해보고 판다"를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설명드린 것과 같이 NRV는 이 재고자산이 시장에서 팔려 발생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수익에 재고자산을 사온 원가를 합친 금액입니다. 이보다 높은 값에서 재고자산을 사와야 한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가격을 올리거나 원자재를 사오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NRV를 넘어서는 replacement cost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바닥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NRV는 판매가격에서 생산비와 판관비를 뺀 가격입니다. 여기서 일반적인 수익을 뺀다면 바로 재고자산을 사온 가격이 되겠죠? 이보다 낮은 가격에 재고자산을 다시 사올 수 있다는 주장은 나 혼자서만 도라에몽 주머니마냥 재고자산을 싸게 가져올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회계 및 감사 세계관에서는 도라에몽 주머니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Figure 3. Not Generally Accepted]

 

2. 나머지 재고자산 인식 방법

 

이 경우는 IFRS와 동일하게 (1)재고자산을 사온 원가 (2) 순실현가치(Net Realizable Value, NRV) 중 낮은 가격으로 선정됩니다.  위 IFRS와 마찬가지로 (2) NRV를 택할 시 재무상태표에서 재고자산의 금액은 내려가고 그 차액은 손익계산서에 기록됩니다.

 

하지만 또 IFRS와 차이점이 발생하는데, 판관비가 줄어들거나 재고자산의 원가가 내려가 다시 사온 원가가 NRV보다 작아지더라도 이는 재무상태표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US GAAP 에서는 자산이 한 번 감가됐으면 이를 다시 원복시키는 것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투자자들에게 조금 더 보수적인 숫자를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