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을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의 대표적인 행동은 바로 재무상태표를 안읽는 것입니다. 사실 재무상태표가 별로 재미없는 표입니다. 뭔가 세세한건 많이 적혀있는데, 읽다보면 그래서 어쩌라고? 라는 질문이 절로 들게 됩니다. 이에 비해 손익계산서는 뭔가 결론이 명확한 것 같습니다. 작년에 우리 회사는 얼마를 팔았고, 그 중에 얼마를 남겨냈다, 훨씬 결론이 명확합니다.

 

하지만 기업분석에서 재무상태표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여기에 기업에 돈을 벌어다주는 구조가 서술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기업에 돈을 펌핑해주는 기업의 심장, 비유동자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Table 1. Noncurrent Assets]

1. 유형자산(Tangible Assets)

 

유형자산에는 토지, 건축물, 장비, 선박, 차량운반구, 비품, 건설 중 자산 같은 여러가지 요소가 있지만, 그 중 가장 요소들만 골라 토지, 건물, 장비(Property, plant, and equipment, PPE)라고 칭합니다. 일반적인 제조업에서 수익을 창출하는데는 저 셋만 있으면 되고, 나머지는 다 부수적인 요인일 뿐입니다. 물론 머스크같은 선박업은 다르겠지만 이는 일반적인 제조업이 아니겠죠? Cost 모델에서의 가격 기록은 아래의 식을 따릅니다.

 

[Figure 1. Amortized Cost]

 

하지만 토지와 같이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자산은 시간이 지나면서 감가상각을 거칩니다. 괜히 중고차 시장에서 연식과 미터기에 따라 가격을 따로 매기는게 아니죠. 따라서 이러한 자산들은 매 회계년도마다 손상 정도를 확인해야합니다. 일반적으로 손상된 자산의 회수 가능한 금액은 1) 공정가치에서 판매 비용을 뺀 비용, 즉 이 자산을 바로 팔아치웠을 때 받을 수 있는 금액과 2) 이 자산으로 추후 벌 수 있는 현금흐름 중 큰 값으로 산정됩니다.

 

[Figure 2. How Far It Will Go?]

 

IFRS도 기본적으로 이러한 방법을 따라가지만, 특수한 경우에 따라 revaluation model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해당 자산들에 대한 시장이 존재한다는 가정 아래, 공정가치에서 상각된 부분만큼을 덜어낸 가격을 기준으로 서술됩니다. 이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추후 별도의 포스트에서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2. 투자자산 (Investment Property)

 

IFRS에서는 투자자산이라는 별도의 항목이 있습니다. 임대료를 창출해내거나 가치가 상승할 것이 예상되는 자산들인데요, 쉽게 말해서 부동산과 증권입니다. 증권의 경우, 별도의 포스트(https://babbling-mewling-spawn.tistory.com/20)로 정리했습니다.

 

부동산이라니, 딱 위에서 언급되었던 유형자산과 겹치지 않나요? 이 둘을 구분하는 방법은, 수익을 어떻게 창출해는지 입니다. 만약 토지 위에 공장이 지어지고, 그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함으로서 수익을 창출한다면 유형자산, 그 땅에 원룸 건물을 짓고 세입자들에게 월세를 받으면 투자자산으로 분류됩니다.

 

3. 무형자산 (Intangible Assets)

무형자산은 이야기가 너무 길어질 것 같아 별도의 포스트(https://babbling-mewling-spawn.tistory.com/22)로 정리했습니다. 이렇게 짧게 짧게 끊다니, 나중에 직장인들 대상으로 강사하면 잘할거 같지 않나요?

 

독자 여러분들께서는 "내 차고 안의 용"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이는 칼 세이건이 그의 저서인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에서 사용한 비유입니다.

 

"불을 뿜는 용이 내 차고에 살고 있다."

내가 진지하게 그런 주장을 한다고 가정해보자(나는 심리학자 리처드 프랭클린의 집단 치료법을 따르고 있다). 물론 여러분은 직접 살펴보고 싶을 것이다. 용에 관해서는 수 세기 동안 수많은 이야기가 나왔지만 증거는 하나도 없었다. 대단한 기회가 아닌가!

"한번 보여주세요"라고 여러분은 말한다.

나는 여러분을 차고로 안내한다. 안을 들여다보니 사다리와 빈 페인트통, 오래된 세발자전거가 보인다. 그러나 용은 보이지 않는다.

"용은 어디에 있나요?" 여러분이 묻는다.

"아, 용은 바로 여기 있습니다." 나는 막연히 손을 흔들며 대답한다. "이 용은 보이지 않는 용이라는 것을 이야기하지 않았군요."

여러분은 차고의 마룻바닥에 밀가루를 뿌려 용의 발자국을 포착하자고 제안한다.

"좋은 생각이네요." 내가 말한다. "그런데 이 용은 공중에 떠다녀요."

그럼 여러분은 적외선 감지기로 보이지 않는 불을 탐지하려 들 것이다.

"좋은 생각이지만 보이지 않는 불은 열이 없어요."

여러분은 용에게 스프레이 페인트를 뿌려서 보이게 하려 할 것이다.

"좋은 생각이네요. 그런데 이 용은 형체가 없어서 페인트도 묻지 않아요."

기타 등등. 나는 여러분이 제안하는 모든 물리적 검사에 대하여, 왜 그런 것들이 효과가 없는지에 대한 
특별한 설명을 제시함으로서 응수한다.

그렇다면 보이지 않고 형체가 없으며 떠다니고 열이 없는 불을 뿜는 용이 있다는 것과 용이 없다는 것의 차이는 무엇인가?

 

칼 세이건은 이를 통해 유령, 음모론, 초능력 사기 등 사회에 만연한 헛소리들을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이 출간된지 25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헛소리를 통해 여러분들의 지갑을 털어먹으려는 사기꾼들은 어디에든 존재하고, 회사의 재무재표 또한 그 예외가 아닙니다. 오늘은 무형자산(Intangible Asset)과 차고 속의 용을 피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식별 가능한 무형자산(Indentifiable Intangible Assets)

 

무형자산 중 개별적으로 매매할 수 있는 자산들입니다. 대표적으로 특허(Patent), 상표(Trademark), 저작권(Copyrights) 등이 있습니다. 그나마 실제로 존재한다고 볼 수 있는 자산들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성격과 회계 기준에 따라 장부에 기록되는 방법들이 다릅니다.

 

[Table 1. Indentifiable Intangible Assets]

 

1.1. 회사 내부에서 발생하는 무형자산

 

먼저 회사 내부에서 발생하는 무형자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기업에서 진행되는 R&D가 대표적인 예시인데, 일반적으로는 R&D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자원 소모는 비용으로 처리됩니다. 하지만 IFRS에서는 특별한 예외가 있는데, 개발이 거의 완료되어 시판하기 직전까지 갔다면 이를 무형자산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https://dbr.donga.com/article/view/1205/article_no/9562

 

[DBR] 비용이냐, 자산이냐… 회계 처리 둘러싼 논란

Article at a Glance2018년 초 도이치증권은 셀트리온이 세계 동종 기업에 비해 연구개발비를 과다하게 비용 대신 자산으로 처리해 영업이익률을 높였다면서 셀트리온 주식에 대한 ‘매도’ 의견을

dbr.donga.com

 

이로 인해 2018년도에 일어났던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셀트리온입니다. 셀트리온은 개발이 쉽고 빠른 바이오 시밀리어의 특성상 개발 단계에서 이를 무형자산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이에 비해 도이치 증권은 아직 판매되지도 않은 신약을 무형자산화하는 것에 대해 반대했습니다. 만약 셀트리온이 미국 기업이었다면 무조건 비용처리를 했어야해 있을 수 없는 분쟁이었습니다.

 

1.2. 회사 외부에서 구매한 무형자산

 

위에 R&D를 예시로 들어 이를 더 활용하자면, 모든 기술 개발이 회사 내부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에 누군가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면 그 기술을 사올 수도 있겠죠. U.S. GAAP에서는 이러한 무형자산을 구매한 가격을 기준으로 무형자산을 서술합니다. 만약 제가 KFC의 닭튀김 레시피를 100만원에 사온다면, 제 재무상태표의 무형자산에는 100만원이 적히는 식입니다.

 

하지만 토지와 같이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자산은 시간이 지나면서 감가상각을 거칩니다. 특허를 바로 사왔다고 해도, 15년이 지나면 더 이상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무형자산들은 매 회계년도마다 손상 정도를 확인해야합니다. 일반적으로 무형자산의 회수 가능한 금액은 1) 공정가치에서 판매 비용을 뺀 비용, 즉 이 자산을 바로 팔아치웠을 때 받을 수 있는 금액과 2) 이 자산으로 추후 벌 수 있는 현금흐름 중 큰 값으로 산정됩니다.

 

IFRS도 기본적으로 이러한 방법을 따라가지만, 특수한 경우에 따라 revaluation model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해당 자산들에 대한 시장이 존재한다는 가정 아래, 공정가치에서 상각된 부분만큼을 덜어낸 가격을 기준으로 서술됩니다. 이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추후 별도의 포스트에서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2. 식별 불가능한 무형자산(Unidentifiable Intangible Assets)

 

아마 회계에 차고 속의 용이 있다면, 바로 식별 불가능한 무형자산일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시는 영업권(Goodwill)입니다. 영업권이라고 쓰니 뭔가 진짜 있어보이는 자산 같지만, 실질적으로는 외부 기업을 사오면서 지불한 웃돈입니다. 예를 들어서 공정가치가 100만원인 치킨집을 제가 120만원에 인수했다면, 웃돈 20만원이 영업권이라는 이름으로 "자산"에 기록됩니다. 이걸 왜 비용처리하지 않고 자산으로 기록하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자산"이라고 우길 수 있는 항목이 발생합니다.

 

심지어 영업권은 상각되지도 않는데요, 이를 이용한 각종 꼼수가 발생합니다. 영업권은 매년 손상되었는지 확인만 하고 손상되지 않았다면 재무상태표에 계속해서 기록됩니다. 따라서 제가 120만원에 치킨집을 인수했다면, 식별 가능한 무형자산에서 구매가격을 최대한 빼돌려서 식별 불가능한 무형자산인 영업권으로 옮겨놓습니다. 그렇다면 매년 상각으로 인한 손실이 줄어들고, 더 높은 당기순이익을 보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Figure 1. A Dragon on Top of My House]

 

이러한 이유로 인해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회사들을 비교할 때 영업권 등을 제외합니다. 여러분도 주식을 구매하실 때, 혹시 주식의 가격에 "차고 속의 용"이 반영되었는지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그 유명한 장단기 금리차와 주가지수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만기별 채권의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이론이 있습니다. 각 만기마다 시장 참여자들이 다 달라서 따로 논다는 분리시장 이론(Segmented Market Theory), 장기 채권의 가격은 단기 채권의 수익률을 평균내서 역산할 수 있다는 기대이론(Expectation Theory)등이 있는데, 오늘은 그 중에서도 유동성 프리미엄 이론(Liquidity Premium Theory)를 기반으로 설명해보고자 합니다.

 

유동성 프리미엄 이론은 채권의 만기가 길수록 보유기간 동안의 위험에 대해 보상을 받아야한다는 이론입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대한민국 정부에게 돈을 빌려준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 때, 우리는 대한민국 정부가 파산해서 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에 노출됩니다.

 

[Figure 1. Daily News]

 

나라 망했다는 말을 30 + n 년째 듣고 있지만, 뭐 언젠가는 진짜 망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당장 내일 대한민국이 망한다라는 사실에 돈을 걸 바보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아마 1년 후에도 대한민국 정부는 멀쩡하게 잘 돌아갈 것입니다. 하지만 10년 뒤에는 어떻게 될까요? 0.8대라는 전무후무한 출산률의 여파가 슬슬 다가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50년 뒤에는 또 어떻게 될까요?

 

이렇게 빌려주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채권자가 돈을 떼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에 대해 보상하기 위해 만기가 긴 채권에는 그만큼의 추가 이자가 붙고, 이를 유동성 프리미엄이라고 합니다.

 

이게 정상인 상태인데, 이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수익률 곡선(Yield Curve)라고 합니다.

 

[Figure 2. Yield Curve]

 

위에 보시다시피, 만기가 길어질수록 수익률, 즉 yield가 증가합니다. 하지만 특정 상황에서는 이러한 곡선이 뒤집히는데요, 바로 사람들이 경기 침체를 예상할 때 입니다.

 

시장참여자들이 경기 침체를 예상한다면 어떻게 행동할까요? 일반적으로 주식 등의 금융 자산은 경기 침체 시 매우 나쁜 성적을 냅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경기가 안좋으니 기업이 돈을 벌지 못하고, 악화된 수익률이 벨류에이션에 계산되어 가격이 하락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미리 주식을 팔고 그 돈으로 채권을 사서 하락에 대비해야합니다.

 

세상 만사가 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돈을 싸들고 제발 팔아달라고 쫓아다니는데 굳이 싸게 팔아줄 이유가 없겠죠? 따라서 채권의 금리는 낮아집니다. 푼돈만 이자로 줘도 채권이 잘 팔리거든요. 이렇게 장기 채권의 금리는 낮아지는데,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를 더 잘 따라가는 단기 채권의 금리는 장기 채권의 금리보다 훨씬 덜 떨어집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단기 채권의 경우 시장 참여자들에 의한 유동성 프리미엄이 얼마 안붙거든요.

 

또한, 은행 장사라는게 결국은 본인들이 단기채 금리로 돈을 빌려서 남들한테 장기채 금리로 빌려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장단기 금리차가 은행의 수익률이랑도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습니다. 이렇게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든다면, 은행은 신규 대출을 내어주거나 기존 대출을 유지할 인센티브가 줄어듭니다. 따라서 정말 우량 채권들을 제외한 기타 채권들을 회수하고, 이는 시장에서의 유동성을 줄여 기업들이 신규 투자할 여력을 감소시킵니다. 일종의 자기실현적 예언이네요. 그리스 신화같지 않나요?

 

그렇다면 이론은 여기까지 하고, 실제로 맞아들어가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자료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구할 수 있습니다.

 

1. 미국 10년물 - 3개월물 금리차: https://fred.stlouisfed.org/series/T10Y3M

 

10-Year Treasury Constant Maturity Minus 3-Month Treasury Constant Maturity

Source: 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   Release: Interest Rate Spreads Units:  Percent, Not Seasonally Adjusted Frequency:  Daily Notes: Series is calculated as the spread between 10-Year Treasury Constant Maturity (BC_10YEAR) and 3-Month Treasury

fred.stlouisfed.org

 

2. 미국 10년물 - 2년물 금리차: https://fred.stlouisfed.org/series/T10Y2Y

 

10-Year Treasury Constant Maturity Minus 2-Year Treasury Constant Maturity

Source: 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   Release: Interest Rate Spreads Units:  Percent, Not Seasonally Adjusted Frequency:  Daily Notes: Starting with the update on June 21, 2019, the Treasury bond data used in calculating interest rate spreads is

fred.stlouisfed.org

 

3. KOSPI, KOSDAQ 추이: http://data.krx.co.kr/contents/MDC/MAIN/main/index.cmd

 

KRX 정보데이터시스템

증권·파생상품의 시장정보(Marketdata), 공매도정보, 투자분석정보(SMILE) 등 한국거래소의 정보데이터를 통합하여 제공 서비스

data.krx.co.kr

 

위 자료들을 모두 긁어모아 하나의 그래프로 만들었습니다.

 

[Figure 3. Correlation between Interest Rate Difference and Stock Performance]

 

보시다시피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었을 경우, 약간의 시차를 두고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IMF, 닷컴 버블, 리먼 사태, 그리고 COVID-19 모두 동일합니다.

 

이제 우리는 주식시장의 하락 시점을 잡아낼 수 있으니, 돈 벌 일만 남았겠죠? 하지만 제가 알고 설명드릴 정도의 내용이면, 사실상 전세계 인구의 절반은 이미 알고 있다고 봐야합니다. 적어도 시장 참여자들 중에는요. 그렇다면 왜 다들 손실을 보냐, 바로 그 시점을 정확하게 잡아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위 그래프를 보시면 주가가 빠지는 시점은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된 순간일 수도 있고, 역전 후 1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 후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08년도의 리먼 사태의 경우,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된 이후로도 주가는 1년간 계속 상승했습니다. 만약 우리가 07년도 역전 시 주식을 미리 다 팔았더라면, 높은 가능성으로 1년 후 폭락 직전의 꼭지에서 재진입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침 이 글을 쓰고 있는 2022년 07월 25일에도 장단기 금리차가 매우 좁아져, 10년물 - 3개월물은 0에 수렴하고 있으며 10년물 - 2년물은 이미 역전되었습니다. 과연 현재의 하락은 타이밍이 좀 일찍 온 장단기 금리차 역전의 결과일지, 아니면 추가로 더 큰 하락이 올지, 1년 뒤의 포스트에서 뵙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2020년 3월부터 각국의 중앙은행에서 정신없이 윤전기를 돌린 결과, 과한 유동성이 시장에 공급되면서 주식 시장으로 어마어마한 돈이 흘러들어왔습니다. 덕분에 주식을 건드리는 개미들도 크게 늘었고, 주식 시장에 대한 각종 밈(Meme)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중에 가장 재밌게 봤던 밈이 아래 그림인데, 아마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한번쯤은 보셨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Figure 1. Retail Traders' Classification of Marketable Securities]

 

장기 투자란 특정 주식을 사자마자 주가가 내려 도저히 손실을 보고 팔 수 없어 보유하고 있을 때를 뜻하는데요, 놀랍게도 기업에서도 개인 투자자와 별 다를 바가 없습니다. 바로 유가증권 (Marketable Securities)입니다.

 

기업에서 보유하고 있는 유가증권은 크게 세 가지 종류로 나누어집니다. 

 

[Table 1. Categories of Marketable Securities]

 

단기매매금융자산(Held-for-Trading, HFT)

 

단기매매금융자산은 말 그대로 빨리빨리 처분하는 자산들입니다. 정확히는 재고자산과 같은 개념인데요, 증권사나 투자 은행같은 경우는 보유하고 있는 주식과 채권이 많습니다. 그리고 수시로 그 자산들을 사고팔죠. 따라서 이런 회사들은 유가증권을 별도로 표기하는 것이 아닌, 일반 재고자산과 비슷하게 취급합니다.

 

따라서 HFT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 유가증권로 인한 수익과 손실은 손익계산서에 서술된다.

재고자산을 판매해 나온 수익은 손익계산서에 기록했죠? 증권사 입장에서는 주식과 채권이 재고자산이니, 여기에서 얻은 손익은 손익계산서에 기록됩니다. 여기서 손익은 꼭 판매해서만 얻은 수익 이외에도, 미실현손익까지 포함됩니다. 증권사가 들고 있는 주식이 주당 5만원에서 7만원으로 올라도 모두 손익계산서로 기록된다는 것입니다.

 

  • 유가증권은 현 공정평가 가치로 재무상태표에 서술된다.

HFT의 미실현손익은 손익계산서에 기록됩니다. 그렇다면 그만큼의 가치도 재무상태표에 반영되야겠죠? 따라서 현재 공정평가 가치 기준으로 재무상태표에 기록됩니다.

 

매도가능금융자산(Available for Sale, AFS)

 

AFS는 회사에서 팔까 말까 고민하는 유가증권입니다. 지금 당장은 팔 생각이 없지만, 만약 현재 6만원하는 삼성전자 주식을 누가 12만원에 사준다고 하면 당장 팔겠죠? 이러한 유가증권의 분류를 매도가능금융자산, AFS라고 합니다.

 

누군가 가격을 쎄게 쳐준다면 이를 팔기 때문에, 유가증권의 가격은 현재 시장가치를 반영하는 공정평가 기준으로 재무상태표에 기록됩니다. 하지만 이는 회사의 일반적인 재고자산은 아니니, 해당 유가증권의 미실현 손익은 손익계산서(Income Statements)가 아닌, 기타포괄수익(Other Comprehensive Income)에 기록됩니다. 기타포괄수익이 궁금하신 분들은 기존 포스트(https://babbling-mewling-spawn.tistory.com/11)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위 표에 주식을 O/X로 표기했는데요, 이는 회계기준에 따라 분류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국제회계기준(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IFRS)의 경우, 기업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AFS로 선언할 수 있습니다. 한 번 선언하면 무를 수 없긴 하지만, 그래도 AFS로 분류할 수 있죠. 이에 비해 미국 회계기준(U.S. Generally Accepted Accounting Principle, U.S. GAAP)에서는 주식을 AFS로 분류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만기보유금융자산(Held to Maturity, HTM)

 

만기보유금융자산, 줄여서 HTM은 당연한 말이겠지만 채권밖에 없습니다. 주식을 발행할 때 우리는 언제 망하니까 이 날 청산할께요! 하는 기업은 없겠죠? 비슷한 개념으로 SPV(Special Purpose Vehicle)이 있지만, 이는 추후 기회가 된다면 채권과 ABS를 다루면서 따로 설명하겠습니다. 애초에 이름부터 Special로 시작하니까 일반적인 기업은 아니거든요.

 

나중에 따로 설명드릴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채권의 가치는 금리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습니다. 만약 채권 A가 연 5%의 이자를 주는데, 갑자기 시장에 금리 10%짜리 채권들이 쏟아져나온다면 아무도 채권 A를 사고싶어하지 않겠죠? 하지만 어차피 회사는 만기까지 이자를 다 받아낼 생각이니, 금리에 따른 채권 가격 변동을 굳이 신경쓸 필요가 없습니다. 실제 기회비용은 존재하지만, 장부상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매 기한에 따라 이자는 받으니, 이자를 받은만큼 채권의 가격을 상각시켜 표기합니다.

 

HTM 또한 회계기준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IFRS의 경우 기업은 보유하고 있던 채권을 HTM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이는 U.S. GAAP에서 절대 허용하지 않는데요, 아래와 같은 꼼수를 부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Figure 2. Deer Equiline]

 

위에서 설명드린대로 회사에서 연 5%의 이자를 주는 채권 A을 들고있고, 이를 언제든지 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채권은 AFS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갑자기 중앙은행에서 금리를 올리기로 했고, 곧이어 금리 10%의 채권들이 줄지어 시장에 풀리기 시작합니다. 옆에서 10% 준다는데 5%짜리 채권을 사고 싶은 사람은 없겠죠? 따라서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 A의 가격은 똥값이 됩니다. 재무상태표에 공정가치로 기록되는 AFS 특성 상, 회사는 큰 손실을 보고해야합니다.

 

이 때, 회사의 CFO는 귀신같은 생각을 떠올립니다. 문뜩 이 채권을 팔지 않고 끝까지 보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거죠. 이런 경우, IFRS의 규칙을 활용하면 채권 A의 가격 변동을 무시하고 이자 받은 만큼만 상각시켜 장부에 기록하는 것입니다. 어디서 많이 보신 방법이죠? 혹시 이 포스트의 맨 윗 문단이라던가....

 

[Table 2. Detailed Categories of Marketable Secur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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