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시장, 특히 주식 시장은 대표적인 레드오션입니다. 은행, 증권사, 펀드 등의 기관에 매 년 수많은 똑똑하고 고도로 훈련받은 전문가들이 유입됩니다. 유수의 대학 및 경영대학원에서 교육받은 이 전문가들은 전부 다 강력한 인센티브 조건으로 인해 동기부여까지 충분한 워커홀릭들입니다. 거기에 전 세계적으로 천만 단위의 개인 투자자들이 자기만의 쌈짓돈과 전략을 들고 게임에 참여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사람들을 상대로 이익을 낼 수 있을까요?

 

1. 지수추종펀드

 

한 가지 방법은 "초과 이익을 못낸다"라고 간결하게 결정하는 것입니다. 사실 주식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공부해야할 내용이 많습니다. 아래는 한국과 미국의 대표적인 투자 자격인 투자운용자격사와 Chartered Financial Analyst(CFA)의 시험 범위입니다.

 

[Figure 1. 투자를 위해 공부해야하는 범위]

 

회계, 법규, 경제, 경영...아무래도 개인이 직장이나 학교를 다니면서 따로 공부하기에는 시간과 자원이 아깝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대안은 초과 이익을 포기하는 대신 시장 수익률만을 얻어가는 것입니다. 이게 생각보다 좋은 선택입니다. 저렇게 공부한 매니저들이 적극적으로 종목을 고르는 액티브 펀드 중에 90%는 시장 수익률도 못따라가거든요.

 

[Figure 2. SPIVA]

 

위 그림은 SPIVA(S&P Indices vs. Active Funds)*에서 가져왔습니다. 근 15년간 미국의 대형주 액티브 펀드 중 89.38%는 시장 수익률을 하회하는 결과를 냈습니다. 그렇다고 소형주는 잘했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아래 출처에 들어가셔서 펀드별 수익률을 보신다면 거의 비슷한 수준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식 공부한다고 시간을 때려박느니 단순하게 지수 추종 펀드를 사서 쭉 들고 있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취미로든, 혹은 시장을 이겨보겠다는 결심을 가지신 분들이 계시다면 아래와 같은 경쟁 우위가 필요합니다.

 

2. 경쟁우위

 

빌 밀러라는 유명한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레그 메이슨의 펀드매니저로 15년간 16.4%라는 연평균수익률 기록한 대단한 사람인데요, 이 할아버지가 주장한 투자자로써의 경쟁우위는 아래와 같습니다.

 

[Figure 3. 빌 밀러]

 

1. 정보 우위

 

"나랑 친한 형이 xx사에서 일하는데 이건 확실한 소식이래." 살면서 한 번쯤은 듣게 되는 찌라시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실제로 있었을 우위입니다. 더 빠른 파발과 전서구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내부자 거래에 관한 제재도 없었거든요.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영국의 특정 은행이 워털루 전투의 결말을 남들보다 더 빨리 알아서 큰 이득을 봤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내려옵니다.

 

하지만 최첨단을 달리는 21세기에는 아무래도 취득하기 어려운 우위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컨퍼런스 콜을 들을 수도 있고 AI들이 공시가 나오자마자 바로 기사 형태로 변형시켜서 지면에 올리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도 이유는 많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제443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3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5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그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3배에 상당하는 금액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174조제1항을 위반하여 상장법인의 업무 등과 관련된 미공개중요정보를 특정증권등의 매매, 그 밖의 거래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한 자

2. 제174조제2항을 위반하여 주식등에 대한 공개매수의 실시 또는 중지에 관한 미공개정보를 그 주식등과 관련된 특정증권등의 매매, 그 밖의 거래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한 자

3. 제174조제3항을 위반하여 주식등의 대량취득·처분의 실시 또는 중지에 관한 미공개정보를 그 주식등과 관련된 특정증권등의 매매, 그 밖의 거래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한 자

 

바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3조 입니다! 내부 정보를 활용해서 유가증권을 거래하다간 감옥에 갈 수도 있습니다. 사실 돌아가는 꼬라지를 보면 별로 잡고 싶은 생각이 없는거 같긴 한데...여튼 원론적으로는 그렇습니다. 고빈도 거래(High Frequency Trading, HFT)에서는 아직도 남들보다 빨리 정보를 접하고 주문을 넣는 것을 목표로 삼긴 하는데, 거기는 0.004초를 단축시키기 위해 2억 달러를 써서 산을 깎는 시장입니다. 이 블로그를 보시는 분들과는 좀 거리가 있을거 같네요...

 

2. 분석 우위

 

제 배우자는 취미로 빵을 굽는데, 사실 맛이 영 시원찮습니다. 하지만 같은 재료를 김영모 명장 앞에 내어준다면 훨씬 맛있는 빵을 구워낼 것입니다. 이렇게 같은 정보를 가진다고 모두가 같은 결론을 내리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주로 여기서 투자자들의 우위가 갈립니다.

 

분석을 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크게는 거래량과 시세를 보는 기술적 분석, 회사의 성장성/수익성/안정성을 보는 기본적 분석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세부적으로는 개별 회사를 보는 bottom-up 분석, 산업 분야부터 보는 top-down 등이 있습니다. 기업의 가치를 보는 관점도 다양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고든의 영구성장모델부터 시작하여 현금흐름할인법(Discounted Cash Flow, DCF), EV(Enterprise Value), 잔여이익모델(Residual Income Model, RIM), PER/PBR multiple 등 기업의 분야 등에 따라 사용하는 가치 평가 모델도 바뀝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이나 다다음 시리즈에서 더 자세하게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분석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확실한 점은 그 어떤 분석 기법이나 투자 전략도 지속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없습니다. 시장 환경이 변하는 것도 한가지 원인이겠지만 해당 전략이 잘나가면 모두가 그 방법을 따라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해당 우위를 상실하기 때문입니다. 전설적인 투자자로 기억되는 사람들도 모두 단기간에는 손실을 보거나 시장을 하회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효율적인 방법을 장기간 고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시장을 상회하는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이는 아래에서 설명할 심리적 우위에 해당합니다.

 

3. 심리 우위

 

"공포에 사서 환희에 팔아라"

 

아마 싸게 사서 비싸게 팔라는 정도의 당연한 말이지만, 개인 투자자가 기관 투자자들에게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면 아마 이 분야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이런 심리적인 요인은 교육과 경험으로도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시장이 과열되어 모두가 말도 안되는 가격에 증권을 사겠다고 외칠 때 팔고, 시장이 침체되어 모두가 말도 안되는 가격에 증권을 내다던질 때 이를 주울 수 있는 심리가 필요합니다.

 

또한 발견법, 또는 휴리스틱을 이겨내야합니다. 진화는 기본적으로 만 년 단위에서 진행됩니다. 이에 비해 현대 사회는 너무나도 빠르게 발전했죠. 따라서 우리는 아직도 뱀을 보고 도망가거나 토끼한테 짱돌을 던지는데 적합한 뇌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식 시장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예시는 군중 심리와 소유효과가 있습니다. 2021년 집값이 절정에 달했을 때 군중 심리로 인해 영끌로 집을 샀다거나 기업의 가치가 훼손됐음에도 불구하고 주식을 손절하지 못하고 들고 있는 행위가 이러한 휴리스틱의 결과입니다. 이것도 추후에 별도의 시리즈로 다루고자 합니다.

 

3. 결론

 

장기간에 걸쳐 주식보다 수익률이 좋은 자산군은 없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모두가 주식으로 돈을 버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주변에서는 주식으로 돈을 번 사람보다 돈을 잃은 사람들이 더 많이 보입니다. 따라서 주식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확고한 원칙을 따라야 합니다.

 

[Figure 4. 자산군별 수익률과 리스크]

 

첫 번째는 시장 수익을 초과하는 수익률을 추구하는지의 여부입니다. 주식 공부에 시간을 배분하느니 시장 수익률만을 따라가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전문가들의 대다수는 시장 수익률도 따라가지 못합니다. 지수추종펀드를 사는 것만으로 액티브 펀드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대다수를 앞서나갈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시장 수익을 초과하고자 하자면 죽어라 공부해야합니다. 기본적인 회계 지식이 있어야 이 회사가 어떤 상황인지 재무제표를 읽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경제와 경영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 이 회사의 미래 수익을 예측해볼 수 있습니다. 통계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정보를 수집하여 가공하여 기회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을 회사가 정보를 공시하는 간격인 분기마다 반복해야합니다. 하지만 장담컨데 이러한 노력이면 어떤 자산군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습니다.

 

그럼 모두 성투하시고 부자되시길 바랍니다.

 

[출처]

 

* SPIVA: https://www.spglobal.com/spdji/en/research-insights/spiva/

 

SPIVA | S&P Dow Jones Indices

Get the latest SPIVA Scorecard results for markets around the world.

www.spglobal.com

** Historical Returns by Asset Classes https://www.visualcapitalist.com/historical-returns-by-asset-class/

 

Ranking Asset Classes by Historical Returns (1985-2020)

What are the best-performing investments in 2020, and how do previous years compare? This graphic shows historical returns by asset class.

www.visualcapitalist.com

 

우리는 저번 포스트(https://babbling-mewling-spawn.tistory.com/46)를 통해 채권 가치평가의 개요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포스트는 좀 더 상세하게 들어가보고자 합니다.

 

1. 현물이자율(Spot Rate)

 

만기보유수익률(Yield to Maturity, YTM)은 평가하고자 하는 채권의 모든 현금흐름이 동일한 할인률을 적용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성립합니다. 혹은 조화평균을 통해 동일한 할인률을 적용했거나요.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각 현금흐름마다 다른 할인률이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대한민국 정부에서 발행한 국채를 산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아마 1년 후 대한민국은 멀쩡할 것입니다. 김정은이 회까닥 돌아서 서울에 핵미사일을 꽃을 수 있지만, 그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따라서 1년 후 원금을 돌려받는 국채는 낮은 이자율을 가집니다.

 

[Figure 1. 가능성이 매우 낮음]

 

하지만 10년 후는 어떨까요? 혹은 100년 후는요? 당장 대한민국이 독립한지 100년이 되지 않았습니다. 100년 후에도 나라가 남아있을 확률은 1년 후 나라가 남아있을 확률보다는 낮을 것입니다. 이렇게 빌려주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채권자가 돈을 떼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에 대해 보상하기 위해 만기가 긴 채권에는 그만큼의 추가 이자가 붙고, 이를 유동성 프리미엄 가설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원하는 채권의 현금흐름 역시 동일한 할인률이 아닌 개별의 할인율이 붙어야 합니다. 이 때 사용되는 금리가 바로 현물이자율(Spot Rate)입니다. 현물 이자율은 미래에 받는 단 한 개의 현금흐름에 대한 시장금리입니다. 1년 후에 5만원을 받을 시 적용되는 시장금리, 2년 후에 5만원을 받을 시 적용되는 시장금리...이런 식인거죠.

 

[Figure 2. 현물이자율을 사용한 현재가치 계산식]

 

여기서 결정된 가격을 무차익거래가격(No-Arbitrage Price)라고도 합니다. 채권 가격이 여기서 벗어나면 적정가격을 벗어난 것이니 차익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중간평가

 

자, 여태까지 배운 방법을 통해 현금 지급시의 채권 가치를 계산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사이사이의 가치평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매년 12월 31일에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의 가치를 6월 1일에는 어떻게 계산할까요? 혹은 연간별 이표 지급 채권이 아닌 분기별 이표 지급 채권은 어떻게 평가해야할까요?

 

(1) 중간평가

 

다시 기존 포스트에서 설명했던 청나라 철도 채권으로 돌아가겠습니다. 12년간 매년 5%의 이자를 지급하는 100 파운드 채권입니다. 만기보유수익률을 5%로 설정 시 채권의 처음 가격은 100 파운드입니다. 그렇다면 채권이 발행된 그 다음 날의 가격은 얼마일까요? 그 다음날은요?

 

먼저 이해해야할 개념은 full price입니다. Full price란 가장 최근 이표 지급날짜의 채권 가치에 이자를 누적시키는 개념입니다. 식으로 표시하면 아래와 같겠네요.

 

[Figure 3. Flat Price]

 

하지만 뭔가 이상하죠? 시간이 지날수록 채권의 가격이 올라가다가 이표 지급날 뚝 떨어지는 구조입니다. 이 톱날같은 구조를 평평하게 만들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누적 이자를 빼줘야 합니다. 경과이자(Accrued Interest)를 계산하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이표를 경과된 날짜만큼 계산해주면 됩니다.

 

[Figure 4. 경과이자]

 

이렇게 full price에서 경과이자를 빼주면 flat price, 실제로 채권의 가치가 나옵니다. 이를 quoted price라고도 하는데요, 실제로 시장에서 사용되는 호가(quoted price)이기 때문입니다.

 

(2) 분기별/반기별 이자 지급 채권

 

아마 독자분들의 핸드폰에 깔려있는 MTS의 장외채권 탭을 보시면 연간 이표 지급 채권은 잘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보다는 분기별 이표 지급 채권이 대다수일텐데요, 별로 어려울 것은 없습니다. 늘어난 현금흐름 빈도에 따라 식을 조정하면 됩니다. 위의 full price와 경과이자는 아래와 같이 변합니다.

 

[Figure 5. Full Price]
[Figure 6. 경과이자]

 

1. 연간 이자 지불 채권 가치평가

 

제가 지금은 죄다 단기 할인채만 가지고 있어서 예시로 보여드릴만한게 없네요... 대신 저번 포스트(https://babbling-mewling-spawn.tistory.com/44)에서 보여드린 청나라 철도 국채를 예시로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Figure 1. 중화인민공화국에서 하루라도 빨리 부채를 상환하기를 바랍니다]

 

The Bearer of this Bond is entitled to receive from the Director-General for the time being of the Imperial Chinese Railways (hereafter called the Director-General) the sum of 100 sterling on the 9th day of July, 1953, with interest thereon until repayment at the rate of five per cent, per annum payable...

 

여러가지 조건이 더 붙어있지만 예시를 위해 간단하게 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12년간 100 스털링 파운드에 대해 5%, 즉 5 파운드를 지급하고 만기 시 원금과 마지막 이자를 지급한다는 뜻입니다. 이를 표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습니다.

 

[Table 1. 채권의 현금흐름]

 

그렇다면 이 채권의 가격은 얼마일까요? 5 파운드씩 12년 받고 만기에 100파운드를 받으니까 160? 채권의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할인률(Discount Rate)이라는 개념을 이해해야합니다. 할인률이란 미래의 가치를 현재의 가치로 가져오기 위해 적절한 금리로 나누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서 지금 필자가 100만원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100만원을 은행에 맡기면 1년 뒤에는 5%의 이자를 붙여서 105만원을 돌려줍니다. 그렇다면 지금 100만원을 받나 1년 뒤에 105만원을 받나 똑같겠죠? 할인률이라는 개념은 여기서 시작합니다.

 

위와 같은 가정에서 지금의 100만원은 1년 뒤의 105만원과 동일합니다. 그렇다면 현재 가치에서 1.05를 곱해 미래 가치를 계산하듯이, 미래 가치에서 1.05를 나눠 현재 가치를 구할 수 있습니다. 만약 1년 뒤에 100만원을 받게 된다면, 이는 현재의 95만 2381원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2년은 5% 이자를 두 번 받게 됩니다. 복리로 계산 시 100만원은 1년 뒤에 105만원, 2년 뒤에는 110만 2500원이 됩니다. 그렇다면 2년 뒤의 미래가치에서 1.05를 두 번 나눔으로써 현재가치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위 Table 1. 현금흐름표를 현재가치로 가져오면 다음과 같습니다.

 

[Figure 2. 현재가치 계산]

 

Figure 2의 식을 사용하여 Table 1의 현금흐름표를 현재가치로 가져오겠습니다.

 

[Table 2. 현재가치로 전환한 현금흐름표]

 

3번째 열의 현재가치를 모두 더할 시 100이 됩니다. 이 채권의 현재가치는 딱 빌려준 돈만큼인 100인 것입니다.

 

2. 할증발행(Issued at Premium), 액면발행(Issued at Par), 할인발행(Issued at Discount)

 

그렇다면 채권의 가치는 그 원금과 동일한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표만큼 중요한게 할인률입니다. 위의 예시와 같은 경우를 액면발행이라고 합니다. 채권 발행자가 지급하는 이표 금리와 시장에서 인정하는 할인률과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시장에서 할인률을 얼마나 인정해주냐에 따라 채권의 현재가치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서 삼성전자와 필자의 치킨집이 동시에 동일한 채권을 발행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둘 다 100만원에 대해 연간 5%의 이자를 지급하고, 12년 뒤에 원금을 상환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시장은 동일한 할인률을 적용시키지 않습니다. 삼성전자는 매우 안정적인 회사고 높은 가능성으로 12년 뒤에 별 문제 없이 원금을 상환할 것입니다. 하지만 필자의 치킨집은 어떨까요? 12년 뒤 원금은 고사하고 당장 내년에 이자를 지불할 수 있는지도 불확실합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의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은 더 낮은 할인률이 적용되고 필자의 상대적으로 위험한 채권은 더 높은 할인률이 붙습니다. 위험하니까 그만큼 채권을 더 싸게 사야 수지가 맞기 때문입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삼성전자의 채권과 필자의 치킨집 채권에 각각 3%, 7%의 할인률이 적용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렇다면 현금흐름표는 아래와 같이 변합니다.

 

[Table 3. 삼성전자 채권 현금흐름의 현재가치]

 

[Table 4. 필자의 치킨집 채권 현금흐름의 현재가치]

 

위 현재가치를 다 더할 시, 삼성전자 채권과 필자의 치킨집 채권의 현재가치는 각각 119만 7265원, 84만 1146원입니다. 시장에서 인정해주는 이 할인률을 전문적인 용어로 만기보유수익률(Yield to Maturity, YTM)이라고 합니다

 

포스트가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 남은 내용은 다음 포스트에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매번 분량 조절에 실패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 번에는 더 잘 짤 수 있을거에요....아마도....

우리는 저번 포스팅(https://babbling-mewling-spawn.tistory.com/44)을 통해 일반적인 채권을 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넓고 특이한 채권들은 많습니다. 이런 채권들을 구조설계채권(Structured Bond)라고 하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런 채권들의 현금흐름 구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토막상식: 콜(Call)/풋(Put) 조건

 

아마 자세한 내용은 모르시더라도 콜이랑 풋이라는 단어 자체는 뉴스에서 몇 번 보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주식이나 파생에도 많이 사용되지만 채권에서도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이 내용을 아셔야 다음 내용들을 이해하시는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먼저 채권에서의 콜(Call)은 채권 발행자, 즉 돈을 빌린 채무자가 돈을 미리 갚을 수 있는 권리를 뜻합니다.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같이 언제든지 조기상환할 수 있는 채권이 오히려 특이한 경우며, 일반적으로는 설정한 기간 내내 이자를 지급하는 것을 가정합니다. 하지만 발행자는 더 낮은 금리 상품이 나오면 저금리로 갈아타고 싶겠죠? 이렇게 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옵션을 채권 발행 시 미리 설정해둡니다.

 

[Figure 1. 지금 말고 만기 때 가져오세요~]

 

반대로 풋(Put)은 채권 매수자, 즉 돈을 빌려준 채권자가 돈을 미리 받을 수 있는 권리입니다. 채무자의 신용도나 능력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고, 혹은 다른 사람이 더 비싼 금리에 돈을 빌리고 싶다고 연락이 왔을 수도 있습니다. 만일 풋 옵션이 설정되어 있다면 채권자는 만기 이전에도 채무자에게 대출을 상환하라고 강제할 수 있습니다.

 

콜이야 채권 발행자가 이득을 보니 그럴 수 있지만, 그렇다면 풋은 왜 존재하는걸까요? 그 이유는 바로 금리 때문입니다. 콜은 특정 상황에서 채무자에게 이득을 줍니다. 따라서 콜 옵션이 설정된 채권은 콜 옵션이 없는 채권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해야 팔릴 수 있습니다. 채권자들도 콜 붙은 채권을 사기 싫어하거든요. 반대로 풋 옵션은 특정 상황에서 채권자들에게 이득을 줍니다. 이는 채권자들이 풋 옵션이 붙은 채권을 선호한다는 이야기며, 다른 말로는 풋 옵션이 없는 채권보다 더 낮은 이자를 제공해도 채권자들이 기꺼히 채권을 구매한다는 말이 됩니다.

 

1. 상승/하락이자지급채권(Step-Up/Down Coupon Bond)

 

제가 치킨집을 새로 열었는데, 아무래도 개장 이벤트도 열어야하고 시행착오도 있을테니 수익이 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치킨집의 수익률이 좀 올라갈거 같네요. 이런 경우 처음에는 이자를 조금 내다가 수익률이 오르면 이자를 더 감당하는 식의 채권을 발행할 수 있습니다. 이를 상승이자지급채권(Step-up Coupon Bond)라고 합니다.

 

반대로 지금은 돈을 잘 벌지만 1~2년 뒤 옆에 새로운 치킨집이 들어오면서 수익성이 악화될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 처음에는 이자를 많이 내다가 이후에 지급되는 이자를 줄이는 하락이자지급채권을 발행할 수 있습니다. 

 

[Figure 2. 상승/하락이자지급채권]

 

상승/하락이자지급채권은 각각 콜과 풋 옵션이 장착되는게 일반적입니다. 매번 채권의 이표가 변할 때 회사나 채권자는 해당 채권을 유지할지, 혹은 채권을 상환할지 결정합니다. 주요 요소로는 채권 발행자의 신용이나 기준금리의 변화가 있습니다.

 

2. 신용연계이자채권(Credit-Linked Coupon Bond)

 

신용연계채권(Credit-Linked Note)와는 조금 다른 개념입니다. 신용연계이자채권은 채권 발행자의 신용에 따라 지급하는 이자가 바뀌는 채권입니다. 금리를 결정하는 요소는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채무자의 신용입니다. 채무자가 그동안 얼마나 꾸준하게 이자와 원금을 갚아왔는지, 그리고 앞으로도 갚을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신용도가 높을 수록 금리가 낮아지고 낮을수록 금리가 높아집니다. 일반적으로는 채권을 발행하는 시점에서 결정되지만, 채권 발행과 만기 사이에 채무자의 신용이 변동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신용연계이자채권을 발행했다면 그 변동된 신용에 따라 지급하는 이자가 변합니다.

 

3. 유가증권지불채권(Payment-in-Kind Bond)

 

PIK 채권이라고도 불립니다. 이자를 채권으로 지급하는 식입니다. 어떻게 보면 복리 채권이라고 볼 수도 있겠군요. 당연한 말이지만 투자자들이 위험하게 여기는 채권 구조이고, 이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합니다.

 

4. 일정기간후이자지급채권(Deferred Coupon Bond)

 

위에 치킨집이 기억나시나요? 비슷하게 기업이 새로 공장을 짓는데 3년이나 걸린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 동안에는 돈이 들어갈 일만 있고 벌 일은 없기 때문에 이자를 지급하기가 난감합니다. 따라서 이자 지급은 공장이 완공되고 생산이 시작하는 3년 후에 지불하는 식으로 설정된 채권이 필요합니다. 이를 일정기간후이자지급채권이라고 부릅니다.

 

5. 지수연계채권(Index-Linked Bond)

 

오늘의 마지막 주제인 지수연계채권입니다. 아마 채권투자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은행에서 보셨을 것 같습니다. 물가연동국고채가 좋은 예입니다.

 

https://ktb.moef.go.kr/prcstatIntrlckNtpbnd.do

 

국채시장

물가연동 국고채 물가연동국고채권(Inflation Linked Korea Treasury Bond, KTBi)은 원금 및 이자지급액을 물가에 연동시켜 채권투자에 따른 물가변동위험을 제거함으로써 투자자의 실질구매력을 보장하는

ktb.moef.go.kr

 

물가연동 국고채마냥 원금과 이자가 모두 물가에 연동되서 올라갈 수도 있고, 이자만 연동될수도 있습니다. 꼭 물가에만 연동되는 것도 아니고 주가 지수라든가 다른 지수에 연동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채권은 정형화되어 중앙거래소에서 거래된다기 보다는 빌리는 사람과 빌려주는 사람들이 설정하기 나름이라....이래서 유동성이 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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