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저번 포스팅(https://babbling-mewling-spawn.tistory.com/44)을 통해 일반적인 채권을 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넓고 특이한 채권들은 많습니다. 이런 채권들을 구조설계채권(Structured Bond)라고 하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런 채권들의 현금흐름 구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토막상식: 콜(Call)/풋(Put) 조건

 

아마 자세한 내용은 모르시더라도 콜이랑 풋이라는 단어 자체는 뉴스에서 몇 번 보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주식이나 파생에도 많이 사용되지만 채권에서도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이 내용을 아셔야 다음 내용들을 이해하시는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먼저 채권에서의 콜(Call)은 채권 발행자, 즉 돈을 빌린 채무자가 돈을 미리 갚을 수 있는 권리를 뜻합니다.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같이 언제든지 조기상환할 수 있는 채권이 오히려 특이한 경우며, 일반적으로는 설정한 기간 내내 이자를 지급하는 것을 가정합니다. 하지만 발행자는 더 낮은 금리 상품이 나오면 저금리로 갈아타고 싶겠죠? 이렇게 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옵션을 채권 발행 시 미리 설정해둡니다.

 

[Figure 1. 지금 말고 만기 때 가져오세요~]

 

반대로 풋(Put)은 채권 매수자, 즉 돈을 빌려준 채권자가 돈을 미리 받을 수 있는 권리입니다. 채무자의 신용도나 능력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고, 혹은 다른 사람이 더 비싼 금리에 돈을 빌리고 싶다고 연락이 왔을 수도 있습니다. 만일 풋 옵션이 설정되어 있다면 채권자는 만기 이전에도 채무자에게 대출을 상환하라고 강제할 수 있습니다.

 

콜이야 채권 발행자가 이득을 보니 그럴 수 있지만, 그렇다면 풋은 왜 존재하는걸까요? 그 이유는 바로 금리 때문입니다. 콜은 특정 상황에서 채무자에게 이득을 줍니다. 따라서 콜 옵션이 설정된 채권은 콜 옵션이 없는 채권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해야 팔릴 수 있습니다. 채권자들도 콜 붙은 채권을 사기 싫어하거든요. 반대로 풋 옵션은 특정 상황에서 채권자들에게 이득을 줍니다. 이는 채권자들이 풋 옵션이 붙은 채권을 선호한다는 이야기며, 다른 말로는 풋 옵션이 없는 채권보다 더 낮은 이자를 제공해도 채권자들이 기꺼히 채권을 구매한다는 말이 됩니다.

 

1. 상승/하락이자지급채권(Step-Up/Down Coupon Bond)

 

제가 치킨집을 새로 열었는데, 아무래도 개장 이벤트도 열어야하고 시행착오도 있을테니 수익이 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치킨집의 수익률이 좀 올라갈거 같네요. 이런 경우 처음에는 이자를 조금 내다가 수익률이 오르면 이자를 더 감당하는 식의 채권을 발행할 수 있습니다. 이를 상승이자지급채권(Step-up Coupon Bond)라고 합니다.

 

반대로 지금은 돈을 잘 벌지만 1~2년 뒤 옆에 새로운 치킨집이 들어오면서 수익성이 악화될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 처음에는 이자를 많이 내다가 이후에 지급되는 이자를 줄이는 하락이자지급채권을 발행할 수 있습니다. 

 

[Figure 2. 상승/하락이자지급채권]

 

상승/하락이자지급채권은 각각 콜과 풋 옵션이 장착되는게 일반적입니다. 매번 채권의 이표가 변할 때 회사나 채권자는 해당 채권을 유지할지, 혹은 채권을 상환할지 결정합니다. 주요 요소로는 채권 발행자의 신용이나 기준금리의 변화가 있습니다.

 

2. 신용연계이자채권(Credit-Linked Coupon Bond)

 

신용연계채권(Credit-Linked Note)와는 조금 다른 개념입니다. 신용연계이자채권은 채권 발행자의 신용에 따라 지급하는 이자가 바뀌는 채권입니다. 금리를 결정하는 요소는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채무자의 신용입니다. 채무자가 그동안 얼마나 꾸준하게 이자와 원금을 갚아왔는지, 그리고 앞으로도 갚을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신용도가 높을 수록 금리가 낮아지고 낮을수록 금리가 높아집니다. 일반적으로는 채권을 발행하는 시점에서 결정되지만, 채권 발행과 만기 사이에 채무자의 신용이 변동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신용연계이자채권을 발행했다면 그 변동된 신용에 따라 지급하는 이자가 변합니다.

 

3. 유가증권지불채권(Payment-in-Kind Bond)

 

PIK 채권이라고도 불립니다. 이자를 채권으로 지급하는 식입니다. 어떻게 보면 복리 채권이라고 볼 수도 있겠군요. 당연한 말이지만 투자자들이 위험하게 여기는 채권 구조이고, 이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합니다.

 

4. 일정기간후이자지급채권(Deferred Coupon Bond)

 

위에 치킨집이 기억나시나요? 비슷하게 기업이 새로 공장을 짓는데 3년이나 걸린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 동안에는 돈이 들어갈 일만 있고 벌 일은 없기 때문에 이자를 지급하기가 난감합니다. 따라서 이자 지급은 공장이 완공되고 생산이 시작하는 3년 후에 지불하는 식으로 설정된 채권이 필요합니다. 이를 일정기간후이자지급채권이라고 부릅니다.

 

5. 지수연계채권(Index-Linked Bond)

 

오늘의 마지막 주제인 지수연계채권입니다. 아마 채권투자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은행에서 보셨을 것 같습니다. 물가연동국고채가 좋은 예입니다.

 

https://ktb.moef.go.kr/prcstatIntrlckNtpbnd.do

 

국채시장

물가연동 국고채 물가연동국고채권(Inflation Linked Korea Treasury Bond, KTBi)은 원금 및 이자지급액을 물가에 연동시켜 채권투자에 따른 물가변동위험을 제거함으로써 투자자의 실질구매력을 보장하는

ktb.moef.go.kr

 

물가연동 국고채마냥 원금과 이자가 모두 물가에 연동되서 올라갈 수도 있고, 이자만 연동될수도 있습니다. 꼭 물가에만 연동되는 것도 아니고 주가 지수라든가 다른 지수에 연동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채권은 정형화되어 중앙거래소에서 거래된다기 보다는 빌리는 사람과 빌려주는 사람들이 설정하기 나름이라....이래서 유동성이 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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