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친구들과 함께 부부동반 모임을 가진 적 있습니다. 분명히 사교모임이었지만 다들 먹여살릴 입이 있는 사람들이라 어쩔 수 없이 투자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리고선 투자 모임에서 빠질 수 없는 주제가 등장했습니다. 주식과 부동산 중 어느 쪽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요?

 

1. 가정

 

이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자산군별 수익률과 리스크를 알아야합니다. 먼저 수익률부터 정의해보겠습니다. 사실 주식의 경우 수익률 계산은 쉽습니다. 자산 가격 상승분에다 배당을 더하면 바로 나오기 때문입니다. 주식의 수익률은 매년 배당금을 재투자했다고 가정하고 계산했습니다. 이에 비해 부동산은 정의가 살짝 까다롭습니다. "실거주"의 가치는 사람이 설정하기 나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개인 하나하나의 가치관을 따질 수는 없으니 시장에서 형성된 "실거주"의 가격, 즉 (1) 월세와 (2) 전세금 이자 기준으로 설정했습니다.

 

또한 부동산은 하나하나의 가격이 큰 편이라  주식과 달리 다달이 나오는 월세와 전세금 이자를 바로 재투자하기도 어렵습니다. 다만 부동산의 중위가격 산출이 2008년부터 시작되어 언제 재투자 가능한지를 모른다는 점, 전월세 전환율이 2016년부터 산출되어 자료가 부족한 관계로 전세금 이자만큼을 바로 다시 부동산 시장에 재투자한다고 가정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떤 주식과 부동산, 혹은 지수가 대표성이 있는지를 정해야합니다. 주식은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KOSPI를, 부동산은 가장 유동성이 좋아 가격과 가치가 가장 근접하리라 생각되는 아파트를 사용했습니다. 땅이나 전원주택은 정말 뜬금없이 거래되기도 하거든요....

 

2. 자료

2.1. 부동산

 

부동산 자료는 KB부동산 데이터허브를 사용했습니다. 다만 전월세 전환율 자료가 2016년부터 시작되어 월세는 구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전세가의 이자를 구하는 식으로 계산했습니다. 출처는 아래와 같습니다.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https://data.kbland.kr/kbstats/wmh?tIdx=HT01&tsIdx=monthAptSalePriceInx 

 

[KB부동산 데이터허브]

KB가 만든 부동산 데이터 플랫폼

data.kbland.kr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

https://data.kbland.kr/kbstats/wmh?tIdx=HT03&tsIdx=aptSaleVsRentRatio 

 

[KB부동산 데이터허브]

KB가 만든 부동산 데이터 플랫폼

data.kbland.kr

 

2.2. 주식

 

주식의 경우 KOSPI 추종 인덱스 설계했다고 가정하고 KOSPI와 배당수익률을 사용했습니다. 출처는 아래와 같습니다.

 

코스피 지수

https://kosis.kr/statHtml/statHtml.do?orgId=343&tblId=DT_343_2010_S0027&conn_path=I2 

 

KOSIS

 

kosis.kr

 

코스피 배당수익률

https://kosis.kr/statHtml/statHtml.do?orgId=343&tblId=DT_343_2010_S0032 

 

KOSIS

 

kosis.kr

 

3. 결과

 

코스피의 경우 2001년부터 2021년까지 배당을 재투자했을 시 656에서 4139로 5.86배 증가했습니다. 연평균 수익률은 9.17%입니다. 이에 비해 부동산은 2001년부터 2021년까지 전세금 이자를 재투자했다고 가정 시 100에서 370(전국), 450(서울), 491(강남)으로 각각 3.7배, 4.5배, 4.9배 증가했습니다. 연평균 수익률은 6.443%(전국), 7.42%(서울), 7.87%(강남 11개구) 입니다.

 

 

주식이 부동산에 비해 소폭 우위에 있습니다. 다만 주변에서 주식으로 대박난 사람보다는 부동산으로 큰 돈을 번 사람 이야기를 더 많이 들으셨을텐데, 제가 생각하는 원인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괜찮은 주식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재무제표를 보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회계지식이 필요하고, 성장을 보기 위해서는 시장과 경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에 비해 부동산은 매물을 찾기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햇빛이 잘 드는지, 수압은 괜찮게 나오는지, 교통편은 편리한지 등 실생활에서 얻는 지식을 통해 좋은 매물과 나쁜 매물을 거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자산에 대해 따로 공부하지 않은 이상, 아니 사실 공부했어도 부동산이 주식보다 장기보유에 더 용이합니다. 거래 자체도 어렵고, 취득세 및 기타 부대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익이 확실하지 않은 이상 부동산을 쉽게 팔아버리지 않습니다. 부동산의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성 또한 거래 빈도를 줄입니다. 이러한 심리적 원인이 장기보유로 인한 이득을 보게 도와줍니다.

 

(3) 마지막으로는 레버리지입니다.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할 경우, 금리도 제법 쎈 편이고 주식시장의 변동성으로 인해 차입금 비율을 크게 높히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아파트의 경우 정부의 압박으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제공되며, LTV 역시 최근 문정권의 몇 년을 제외하고는 70% 언저리라는 높은 비율을 가졌습니다. 이러한 경우 적당한 환경에서는 낮은 자본금으로 큰 수익을 내기 적합합니다.

 

아래는 위와 같은 이유에도 불구하고 제가 주식이나 채권 등의 자산군에 집중하는 이유입니다.

 

(1) 위 분석결과대로 자산군별 수익률은 주식이 부동산보다 우월합니다. 적당한 리스크를 감내한다면 초과수익률을 낼 수 있습니다.

 

(2) 부동산은 세금으로 인한 손실이 상당합니다. 매수 시 취득세, 보유 시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 매도 시 양도세까지 국가가 지속적으로 소위 말하는 "삥"을 뜯어갑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수익률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세금 문제는 아파트 가격이 충분히 올라서 매도해야할 때 정부가 "투기꾼"을 언급하며 특별히 더 거둬갑니다.

 

(3) 부동산은 거래 단위가 큰 편입니다. 최근 서울의 아파트 중위값은 10억에 달합니다. 이러한 경우 자본이 수백억이 되지 않는 이상 포트폴리오 내 비중 조절이 어렵습니다. 해당 사항은 제가 나중에 큰 부자가 되면 변할 수도 있겠군요.

 

(4) 자산가격 상승 외 수익률을 끌어올리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정부에서 서민 보호를 위해 전세나 월세를 올리는 것에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번 임대차 3법 등이 대표적인 경우라고 생각됩니다.

 

주저리주저리 적어놓긴 했지만, 가장 좋은 투자법은 불안하지 않는 자산군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로는 불안한 심리로는 시장의 변동성을 이겨내지 못하고 낮은 가격에 손해보며 자산을 팔아버리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행복하기 위해 투자하고 돈 버는 것인데 그 과정 자체가 불행하면 이게 참 모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들 성투하고 부자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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