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 유명한 장단기 금리차와 주가지수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만기별 채권의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이론이 있습니다. 각 만기마다 시장 참여자들이 다 달라서 따로 논다는 분리시장 이론(Segmented Market Theory), 장기 채권의 가격은 단기 채권의 수익률을 평균내서 역산할 수 있다는 기대이론(Expectation Theory)등이 있는데, 오늘은 그 중에서도 유동성 프리미엄 이론(Liquidity Premium Theory)를 기반으로 설명해보고자 합니다.

 

유동성 프리미엄 이론은 채권의 만기가 길수록 보유기간 동안의 위험에 대해 보상을 받아야한다는 이론입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대한민국 정부에게 돈을 빌려준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 때, 우리는 대한민국 정부가 파산해서 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에 노출됩니다.

 

[Figure 1. Daily News]

 

나라 망했다는 말을 30 + n 년째 듣고 있지만, 뭐 언젠가는 진짜 망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당장 내일 대한민국이 망한다라는 사실에 돈을 걸 바보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아마 1년 후에도 대한민국 정부는 멀쩡하게 잘 돌아갈 것입니다. 하지만 10년 뒤에는 어떻게 될까요? 0.8대라는 전무후무한 출산률의 여파가 슬슬 다가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50년 뒤에는 또 어떻게 될까요?

 

이렇게 빌려주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채권자가 돈을 떼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에 대해 보상하기 위해 만기가 긴 채권에는 그만큼의 추가 이자가 붙고, 이를 유동성 프리미엄이라고 합니다.

 

이게 정상인 상태인데, 이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수익률 곡선(Yield Curve)라고 합니다.

 

[Figure 2. Yield Curve]

 

위에 보시다시피, 만기가 길어질수록 수익률, 즉 yield가 증가합니다. 하지만 특정 상황에서는 이러한 곡선이 뒤집히는데요, 바로 사람들이 경기 침체를 예상할 때 입니다.

 

시장참여자들이 경기 침체를 예상한다면 어떻게 행동할까요? 일반적으로 주식 등의 금융 자산은 경기 침체 시 매우 나쁜 성적을 냅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경기가 안좋으니 기업이 돈을 벌지 못하고, 악화된 수익률이 벨류에이션에 계산되어 가격이 하락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미리 주식을 팔고 그 돈으로 채권을 사서 하락에 대비해야합니다.

 

세상 만사가 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돈을 싸들고 제발 팔아달라고 쫓아다니는데 굳이 싸게 팔아줄 이유가 없겠죠? 따라서 채권의 금리는 낮아집니다. 푼돈만 이자로 줘도 채권이 잘 팔리거든요. 이렇게 장기 채권의 금리는 낮아지는데,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를 더 잘 따라가는 단기 채권의 금리는 장기 채권의 금리보다 훨씬 덜 떨어집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단기 채권의 경우 시장 참여자들에 의한 유동성 프리미엄이 얼마 안붙거든요.

 

또한, 은행 장사라는게 결국은 본인들이 단기채 금리로 돈을 빌려서 남들한테 장기채 금리로 빌려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장단기 금리차가 은행의 수익률이랑도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습니다. 이렇게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든다면, 은행은 신규 대출을 내어주거나 기존 대출을 유지할 인센티브가 줄어듭니다. 따라서 정말 우량 채권들을 제외한 기타 채권들을 회수하고, 이는 시장에서의 유동성을 줄여 기업들이 신규 투자할 여력을 감소시킵니다. 일종의 자기실현적 예언이네요. 그리스 신화같지 않나요?

 

그렇다면 이론은 여기까지 하고, 실제로 맞아들어가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자료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구할 수 있습니다.

 

1. 미국 10년물 - 3개월물 금리차: https://fred.stlouisfed.org/series/T10Y3M

 

10-Year Treasury Constant Maturity Minus 3-Month Treasury Constant Maturity

Source: 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   Release: Interest Rate Spreads Units:  Percent, Not Seasonally Adjusted Frequency:  Daily Notes: Series is calculated as the spread between 10-Year Treasury Constant Maturity (BC_10YEAR) and 3-Month Treasury

fred.stlouisfed.org

 

2. 미국 10년물 - 2년물 금리차: https://fred.stlouisfed.org/series/T10Y2Y

 

10-Year Treasury Constant Maturity Minus 2-Year Treasury Constant Maturity

Source: 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   Release: Interest Rate Spreads Units:  Percent, Not Seasonally Adjusted Frequency:  Daily Notes: Starting with the update on June 21, 2019, the Treasury bond data used in calculating interest rate spreads is

fred.stlouisfed.org

 

3. KOSPI, KOSDAQ 추이: http://data.krx.co.kr/contents/MDC/MAIN/main/index.cmd

 

KRX 정보데이터시스템

증권·파생상품의 시장정보(Marketdata), 공매도정보, 투자분석정보(SMILE) 등 한국거래소의 정보데이터를 통합하여 제공 서비스

data.krx.co.kr

 

위 자료들을 모두 긁어모아 하나의 그래프로 만들었습니다.

 

[Figure 3. Correlation between Interest Rate Difference and Stock Performance]

 

보시다시피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었을 경우, 약간의 시차를 두고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IMF, 닷컴 버블, 리먼 사태, 그리고 COVID-19 모두 동일합니다.

 

이제 우리는 주식시장의 하락 시점을 잡아낼 수 있으니, 돈 벌 일만 남았겠죠? 하지만 제가 알고 설명드릴 정도의 내용이면, 사실상 전세계 인구의 절반은 이미 알고 있다고 봐야합니다. 적어도 시장 참여자들 중에는요. 그렇다면 왜 다들 손실을 보냐, 바로 그 시점을 정확하게 잡아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위 그래프를 보시면 주가가 빠지는 시점은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된 순간일 수도 있고, 역전 후 1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 후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08년도의 리먼 사태의 경우,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된 이후로도 주가는 1년간 계속 상승했습니다. 만약 우리가 07년도 역전 시 주식을 미리 다 팔았더라면, 높은 가능성으로 1년 후 폭락 직전의 꼭지에서 재진입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침 이 글을 쓰고 있는 2022년 07월 25일에도 장단기 금리차가 매우 좁아져, 10년물 - 3개월물은 0에 수렴하고 있으며 10년물 - 2년물은 이미 역전되었습니다. 과연 현재의 하락은 타이밍이 좀 일찍 온 장단기 금리차 역전의 결과일지, 아니면 추가로 더 큰 하락이 올지, 1년 뒤의 포스트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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