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gure 1. 대놓고 사기치기가 가능한 세상]

 

자본주의가 대한민국에 도입된지도 수 십 년이 지났고,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본인 돈이 아니라 타인 돈까지 사용하여 사업을 시작하는데 익숙합니다. 이렇게 사업하는데 필요한 돈을 가져오는 방법을 유식하게 포장하면 "자본 조달"이 됩니다. 자본 조달에는 크게 (1) 내부유보자금, (2) 부채 차입, (3) 회사채 발행, (4) 신주 발행 4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Myer에 따르면 기업의 자본조달 방법의 선호도는 정보비대칭이 적은 순서인 (1) > (2) > (3) > (4)번인데...좀 TMI군요. 이 중에서 우리는 (2) 부채 차입과 (3) 회사채 발행에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

 

1. 채권 발행

 

채권 발행의 주체는 기업이 될 수도 있고, 정부가 될 수도 있으며, 국제기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돈이 필요한 누군가가 투자은행에 연락해 채권을 발행하겠다고 연락을 하면 투자은행(IB)은 수요조사를 시행합니다. 잠재적 고객은 누구고 그들이 요구하는 금리는 어느 정도인지 확인한 후 채권 발행을 진행합니다. 사실 여기서 자빠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회사는 최소한의 이자만을 내길 원하고 투자자들은 최대한의 이자를 받아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런 줄다리기가 성공적으로 합의된다면 채권을 발행하는데, 이런 시장을 1차 시장(Primary Market)이라고 합니다. 공개적으로 판매할 수도 있고(공모), 혹은 몇몇의 투자자들에게 판매할 수도(사모) 있습니다. 정부채의 경우 주로 경매 식으로 낙찰됩니다.

 

[Figure 2. 패배자의 계좌에는 죽음 뿐!]

 

여기서 IB의 책임이 결정되기도 합니다. IB가 채권 발행사의 채권을 책임지고 전부 팔겠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수수료를 더 쎄게받는 대가로 IB가 채권을 전부 인수한 후 타 투자자들에게 채권을 매도합니다. 이를 총액인수(Underwritten Offering)이라고 합니다. 이에 비해 IB가 팔 수 있을만큼만 팔고 나머지는 알아서 하라고 나올 수도 있습니다. 수수료는 조금 낮아지겠지만, IB는 채권 판매 실적 부진으로부터 안전해질 수 있습니다. 이를 모집주선(Best Efforts Offering)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발행된 채권들은 2차 시장(Secondary Market)에서 유통됩니다. 주로 기관투자자들이 많이 거래하지만, 일부는 개인 투자자들에게까지 오기도 합니다.

 

[Figure 3. 채권 판매]

 

채권 중 일부는 장내 채권으로 주식처럼 거래되기도 하고, 혹은 증권사가 판매하는 장외채권으로 팔리기도 합니다. 위 사진은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의 MTS 캡쳐 화면입니다. 제가 모든 증권사를 다 써본 것은 아니지만 신*, 미*에*, 삼*보다는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이 더 괜찮은 장외채권을 제공하더군요....

 

2. 부채의 종류

 

사실 채권의 종류는 따지자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채권은 주식처럼 정형화되서 거래되기보단 각 투자자와 발행자의 수요에 맞게 커스터마이징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프롤로그에서 말씀드린대로 이번 시리즈는 채권 투자보다는 기업이 어떻게 자금을 조달하는지에 집중하기 때문에 그 위주로 설명 드리겠습니다.

 

2.1. 은행

 

우리가 돈이 필요할 때 은행에 가서 대출을 받는 것과 같이 기업도 은행에서 돈을 빌리곤 합니다. 사실 이 편이 발행이라는 귀찮은 절차를 피할 수 있어서 기업도 선호하는 방식입니다. 은행 한 군데에서도 돈을 빌릴 수 있지만 부채의 규모가 상당하다면 은행도 부담을 느낍니다. 이 때 은행 여러군데에서 연합해 돈을 빌려줄 수 있는데요, 이를 신디케이트 론(Syndicate Loan)이라고 합니다.

 

2.2. 기업 어음(Commercial Paper, CP)

 

자금 조달 방법 중 C-시리즈의 첫 번째입니다. 주로 제법 덩치가 있는 회사들이 단기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발행하는 증권입니다. 한국에서는 주로 1년 미만으로 발행되며, 미국에서는 270일 미만의 만기를 두고 발행됩니다. 물론 이건 주로 그렇다는 말이고, 금융감독원(한국)이나 SEC(미국)의 허락을 받으면 1년 이상으로도 발행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은행 대출보다는 낮은 금리를 가집니다.

 

기업어음은 장기 부채를 조달하기 전 임시방편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기업 어음을 연속적으로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1년마다 새로 기업 어음을 발행하는 식으로요. 경기가 좋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요즘처럼 경기가 안좋아지고 자금 경색이 일어나는 시기에는 새로운 기업어음을 발행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돈을 빌려준다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새로 기업 어음을 발행하지 못한다면....회사가 매우 어려워지겠죠? 이를 선물시장과 같이 롤오버 리스크(Rollover risk)라고 칭합니다.

 

마지막으로 기업 어음의 특징은 대부분 이표채가 아닌 할인채라는 것입니다. 해당 구조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 더 자세하게 설명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이표, 즉 이자는 분기별, 반기별, 연도별로 지급합니다. 하지만 만기가 짧은 채권이니 이자를 지급할 시간이 없겠죠? 따라서 해당 이자만큼 할인한 가격으로 기업 어음을 판매합니다. 예를 들자면 100만원을 빌려서 이자 10만원과 원금 1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 아닌, 90만원을 빌리고 만기에 100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2.3. 회사채(Corporate Bond, CB)

 

C-시리즈의 두 번째입니다. 일반적인 채권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대표적인 채권입니다. 종류가 상당합니다. 고정금리일 수도, 변동금리일 수도 있으며 담보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고 다양한 옵션이 붙어있을 수도 있습니다.

 

기업 어음과는 달리 회사채는 비교적 오랫동안 지속됩니다. 만기에는 딱히 제한이 없어 회사채 중에는 영구채도 존재합니다. 회사가 지속되는 동안에는 계속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입니다. 몇 년 전에 두산이 영구채를 발행해 화제가 됐던 적도 있었습니다.

 

영구채, 국제기준상 자본이지만… | 경영일반 | DBR (donga.com)

 

[DBR] 영구채, 국제기준상 자본이지만…

      지난 2012년 10월 두산인프라코어는 5억 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이 채권이 성공적으로 발행되면서 두산인프라코어는 앞으로 상당기간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으

dbr.donga.com

 

2.4. 유동화자산(Asset Backed Securities)

 

내용이 좀 복잡한 관계로 별도의 포스팅을 통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2.6. 양도성 예금증서(Certificate of Deposit, CD)

 

C-시리즈의 마지막인 CD, 양도성 예금증서입니다. CD는 일반적인 기업보다는 은행에서 사용됩니다. 은행이 자금을 융통하는 방법은 여러분들의 예금을 받아서도 있지만, CD를 발행해 돈을 빌려올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중도에 팔 수 없게 설정되어 있지만, 일부 CD에 한해서는 중도에 매매가 가능하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2.7. 환매조건부채권(Repurchase Agreement, Repo)

 

마지막으로는 RP, 환매조건부채권입니다. 이름으로부터 유추할 수 있듯이 기업이 추후에 해당 채권을 더 높은 가격에 되사가겠다고 약속하고 채권을 팝니다. 사실상 돈을 빌리는 셈입니다. 이렇게 채권을 판 가격과 채권을 되사가는 가격의 차이를 레포 금리(Repo rate)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채권이라는 담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은행이나 기업 어음보다는 낮은 금리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채권이라고 100% 안전한 것은 아니니, 채권의 안전성에 따라 레포 금리가 영향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다 망해가는 회사의 채권을 환매조건부채권으로 판다면, 정말 많은 안전 마진을 제공해야합니다.

 

또한 당연히 기업이 채권을 레포로 파는 가격은 해당 채권의 가격보다 싸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굳이 그 기업한테서 그 채권을 살 필요가 없겠죠? 그냥 내가 채권 시장에서 사면 되는데. 이렇게 레포 채권의 가격과 실제 채권의 가격 차이를 레포 마진(Repo margin)이라고 합니다. 이 마진은 레포 금리와 같이 채권 자체의 안정성에도 영향을 받지만, 레포 채권을 파는 기업의 신용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망한지 한참 되긴 했지만 옛날에 LTCM(Long Term Captial Management)라는 회사가 있었습니다. 여기는 진짜 천재들이 굴리는 회사였습니다. 당장 창업주들부터 블랙-숄즈 모형으로 노벨상 받고 차린 회사였거든요. 한 때 LTCM의 신용도는 정말 전설적이여서 레포 마진을 사실상 없애기도 했습니다. 누가 LTCM이 망하리라고 생각이나 했을까요? 하지만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것을 가르쳐준 회사이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채권의 발행과 종류에 대해 간략적으로 알아보았습니다. 기업의 재무제표를 읽으실 때 어떻게 자금 조달을 하는지 기초적인 용어 정리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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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세상이 아주 좋아지니, 우리는 단순히 네이버나 구글에 검색만 해도 회사의 EPS를 얻을 수 있습니다. 굳이 https://babbling-mewling-spawn.tistory.com/3 이런 방식으로 따로 계산할 필요가 없죠.

 

[Figure 1. Different EPS]

 

하지만 검색해보시면 네이버에서 검색한 삼성전자의 EPS와 구글에서 검색한 TESLA의 희석주당이익, 두 개의 다른 개념을 적어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둘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답은 바로 숨겨져있는 예비 주식들을 EPS 계산 시 분모에 넣느냐 아니냐 입니다. 숨겨져있는 주식이란, 아직은 주식이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주식이 될 수도 있는 주식들을 말합니다. 바로 스톡옵션(Stock Option), 신주 인수권(Stock Warrant), 전환사채(Convertible Bond), 우선주전환사채(Convertible Preferred Stock)등 입니다.

 

이러한 요인들이 적용될 경우, EPS 계산식은 아래와 같이 변합니다.

 

[Figure 2. Diluted EPS]

 

아....너무 복잡하군요. 하나하나 뜯어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1. 전환사채(Convertible Bond)

 

전환사채란 특별한 옵션이 들어간 회사채입니다. 여러분이 회사에 돈을 빌려주고 매번 이자를 받고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일반적인 채권이라면 여러분은 채권 만기 시, 마지막 이자와 원금을 돌려받게 됩니다. 하지만 전환사채인 경우, 여러분은 이를 일반 채권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이자와 원금을 돌려받을 수도 있지만, 만약 원치 않는다면 미리 정해놓은 가격에 이를 회사의 주식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Figure 3. I don't want my money back]

 

채권자인 여러분들 입장에서는, 회사의 주식 가격이 많이 올랐을 시 빌려준 돈을 그대로 돌려받느니 높은 가격의 주식으로 받는게 이득을 봅니다. 따라서 돈을 빌려간 회사가 잘나가고 주가가 많이 오르면 CB가 주식으로 전환되어 엄청난 양의 물량이 시장에 쏟아집니다. 그러면 EPS를 계산할 때 주식 수인 분모가 늘어나면서 EPS가 마구 떨어지겠죠?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단순한 주당순이익, basic EPS만 보고 주식을 매입하면 추후 CB가 전환될 시 큰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회사에 CB가 존재한다면 그 양만큼 EPS를 보정하여 CB 전환 시 EPS가 얼마나 내려갈지 확인해야합니다. 이런 개념을 전환가정법, If-Converted Method라고 합니다.

 

자, 그럼 CB의 효과를 도식화하여 나타내겠습니다. 우리가 법인세 20%를 내는 좋은 나라에 살고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리고 그 나라에서 장사하는 회사가 아래와 같이 CB를 발행했습니다.

 

[Figure 4. CB in Place]

재무상태표 부채란에 전환사채가 적혀있습니다. 주당 $100로 500주를 빌렸으니 총 $50,000을 빌린 셈입니다. 여기서 발생하는 이자 비용은 손익계산서에 기술됩니다. 5만 달러를 빌려 연간 10%의 이자를 지불하기로 했으니 이자 비용으로 $5,000가 지출됩니다.

 

이 때, 회사의 주가가 많이 올라 채권자들이 이자와 원금을 받는 대신 CB를 주식으로 전환하기로 합니다. 이에 따른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의 변동은 다음과 같습니다.

 

[Figure 5. CB in Action]

 

먼저, 재무상태표 부채란에 있던 전환사채가 삭제되고, 기존에 약속했던대로 보통주로 변환되면서 자본란에 있는 보통주의 수가 늘어납니다. 전환사채 행사 전 1,000주가 있었고, 전환하면서 500주가 더해졌으니 보통주는 총 1,500주가 되겠죠?

 

손익계산서에서는 첫번째로 이자비용이 사라집니다. 부채가 사라졌으니 더 이상 이자를 낼 필요가 없습니다. 따라서 당기순이익은 이자 비용인 $5,000만큼 늘어납니다. 하지만 그만큼 돈을 더 벌었으니 세금을 더 내야겠죠? 이를 반영하여 세금 비용은 늘어난 순이익인 $5,000의 20%, 즉 $1,000만큼 증가합니다. 고로 당기순이익은 $5,000이 아닌 총 $4,000만큼 증가합니다. 이러한 (1) 보통주의 증가와 (2) 당기순이익의 변화를 고려하여 EPS를 다시 계산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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