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CFA 시험 범위는 매번 바뀌고, 특히 '25년부터 lv. 3은 여러 트랙으로 갈라집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CFA 홈페이지나 학원에 확인 바랍니다.

 

CFA를 준비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필자 입장에서는 체계적으로 금융 공부를 해보고 싶었던 것도 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AP Economics 배운 이후로 금융 쪽으로 정규 수업을 들은 적이 없었습니다. 책이야 엄청 찾아봤지만... 다독하시는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체계없이 이 책 저 책 읽으면서 배우는게 참 효율이 떨어집니다. 동일 분야에서 첫 책을 읽으면 100% 다 새로운 내용이지만, 그 다음 책에는 겹치는 내용 빼면 80%, 그 다음 책에서는 또 60%... 그러다가 5권 넘어가면 다 아는 내용이라 읽기가 싫어지더군요.

 

그런 면에서 CFA는 금융에 어떤 요소들이 있는지 정리해주고, 그 요소들에 대해 얉게나마 빼놓지 않고 알려주는 매우 좋은 교육 시스템입니다. 이 과정에서 남들보다 뭐 대단한 식견이 생기지는 않지만, 적어도 남들이 주장하는 바를 알아들을 수는 있습니다. 운이 좋다면 멍청한 질문을 하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 반대 급부로 이제 슬슬 공부가 지겨워지기 시작합니다. 2차부터는 좀 더 본격적으로 개념을 완전히 이해하고 계산하게 되는데, 내가 영 관심없는 과목들도 열심히 봐야하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주식 투자하는데 현재 환율이랑 예상치만 알면 됐지 외환시장 가격이 어떻게 quote 되는지 알게 뭡니까... 솔직히 일기예보 보면서 나비에-스톡스 방정식이랑 수치해석 이해하고 보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Figure 1. 블랙박스 내부는 알 필요 없다

 

관심없는 과목 공부하긴 싫지만, 그렇다고 공부를 안하면 시험을 통과할 수 없으니 이 악물고 열심히 해봅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살얼음이 뜬 맥주와 고량주를 섞은 처방이 기가 막히게 먹혔지만, 독자들께서는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1. 시험 개요

'23년 8월 기준 CFA lv. 2 시험 구성은 아래와 같이 10개 과목이었습니다. lv. 1 시험과 마찬가지로, 다른 과목 공부 순서는 크게 상관없지만 회계는 맨 처음 공부하시고 윤리는 맨 마지막에 공부하시는걸 추천 드립니다. 여기서 핵심은 "계산 능력"과 "Valuation"입니다.

종목명 내용 비고
Quantitative Methods - 회귀/시계열 분석
- 머신러닝/빅데이터
핵심은 앞에 있는 회계입니다. 반나절 시험 기간 동안 무슨 대단한 컴퓨터 공학 이해를 보겠습니까... 머신러닝/빅데이터는 키워드만 이해하시면 됩니다.
Economics - 환율(Arbitrage, Parity 등)
- 경제 성장
- 규제
성장이나 규제... 딱 봐도 숫자 나올만한게 별로 없어 보이지 않나요? 뒤에 둘은 식만 좀 외우면 됩니다. 환율 계산은 lv. 3에도 나오니 잘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Financial Statement and Analysis
★ ★
- 기업간 회계(자회사, 합병 등)
- 퇴직연금
- 다국적기업 회계
- 금융기업 분석
- 재무재표 분석
lv 1.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제일 중요하고 많이 나옵니다. 지겹겠지만 힘내십쇼.... 회계는 lv. 2가 마지막이거든요.
Corporate Issuers - 주주환원 정책(배당, 자사주)
- ESG
- 자본 비용
- 재무구조
ESG는 키워드 정도로만 공부하고 나머지 부분에 집중하시면 됩니다. 여기서 valuation이 좀 익숙해지면 아래 있는 equity과목과도 많이 겹칩니다.
Equity Investments
★ ★
- 주식 Valution 모델들 기업의 상태에 따른 적합한 valuation 모델이 무엇인지, 그 모델을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해 배웁니다. 이거만 배워도 어디 주식 모임가서 한두 마디 정도는 말할 수 있습니다.
Fixed Income
★ ★
- 채권 Valuation 모델들
- 신용평가
주식과 마찬가지로 여러 종류의 valuation 모델과 그 모델에 따라 적정 가격을 산출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옵션이 들어가면 좀 까다롭긴 한데 정해진 알고리즘 따라가는거라 이해 자체가 어렵진 않습니다.
Derivatives - 선도계약 Valuation 모델
- 옵션 Valuation 모델
여기서 블랙-숄츠 모델이 나옵니다! 이거만 좀 잘 배우면 주변에서 보험이나 전세 사기 등 이야기를 무궁무진하게 풀 수 있습니다.
Alternative Investment - 부동산
- 사모투자
- 원자재
또 나온 쉬어가는 과목입니다. 다른 과목 열심히 배우셨으면 여기선 사실상 새로 배우는 내용 없이 쑥쑥 넘어가실 수 있습니다.
Portfolio Management
- ETF
- 요소 분석
- 리스크 관리
- 백테스트 및 시뮬레이션
- 투자 환경
- 거래 비용
거래비용 등이 좀 동떨어져서 외우기가 힘듭니다. 수첩에 적어두고 자주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Ethical and Professional Standards
★ ★
- Code of Ethics and Standards of Professional Conduct
- GIPS
문제 많이 풀다 보면 출제자의 의도가 보이기도 합니다.

 

더 자세하고 최신 자료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cfainstitute.org/programs/cfa-program/candidate-resources/level-ii-exam

 

CFA® Program Level I exam | CFA Institute

In this topic, you’ll learn how to describe fixed income securities and their markets, yield measures, risk factors, and valuation measurements and drivers. We’ll also cover calculating yields, values of fixed income securities, the securitization of a

www.cfainstitute.org

 

상술했지만 CFA 2차 시험의 핵심은 1차에서 배운 자산군들에 대해 정확한 valuation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봅니다. 따라서 (1) 복잡잡한 계산이 많지만, 반대 급부로 (2) 범위가 좁아지고 어느게 시험에 나오겠다 싶은게 더 확실해집니다. 계산 문제가 많아지다보니 시간 분배에도 신경을 쓰셔야합니다. 애매한 문제 푼다고 계속 붙잡고 있으면 뒤에 있는 확실하게 풀 수 있는 문제를 놓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바로바로 풀 수 있는 문제들만 풀고 넘어가고, 애매한 문제들은 나중에 돌아와서 푸는걸 추천 드립니다.

 

2. 시험 준비

시간은 1차 시험 결과가 나온 1월부터 시험을 본 8월까지 7개월 동안 매일 퇴근하고 2시간 빠짐없이 공부...는 여전히 못했습니다. 1차와 마찬가지로 일주일에 4일 정도 공부했고, 시험 두 달 남겨두고는 발등에 불이 떨어져 주중 2시간, 주말 4시간 정도 공부했습니다. 발등에 불이 잘 안떨어지는거 같으면 (1) 엑셀로 공부 일정을 짜서 얼마나 밀리는지 매일 시각적으로 확인하든가, (2) CFA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모의 시험을 보면 바로 발등이 뜨끈뜨끈해집니다.

 

1차와도 동일하게 홈페이지 Ecosystem에서 나오는 문제들을 꼭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실제 시험 난이도와 제일 비슷하기도 하고, 문제 난이도에 따라 beginner, intermediate, advanced, expert 식으로 나눠서 본인 수준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거기서 전과목 advanced 이상을 받으시면 시험 합격하시는데는 무리 없을거 같네요.

 

3. 시험 결과

2차도 1차와 동일하게 2달 정도 걸렸습니다. 제가 1차는 정말 잘 봤는데... 2차는 턱걸이로 합격했더군요. 아마 1차는 준비 기간을 넉넉하게 8개월 잡았고, 2차는 시험 일정 있는대로 7개월 잡다보니 공부시간의 차이인거 같기도 합니다.

 

Figure 2. CFA Program Exam Results]

 

1, 2차 시험은 CFA에서 친절하게 전체 시험과 과목별 점수를 제공해줍니다. 1차에서는 저 하늘색 범위 전체가 10% 선 위에 있었는데, 2차는 최소 합격선 위에 간당간당하게 올라갔습니다. 3차는 합격자들에게 점수를 공개하지 않아 확실하진 않지만 체감상으로는 2차가 1~3차 중에서 제일 어려웠습니다. 1차 잘 보신 독자분들께서는 방심하지 마시고 꼭 열심히 공부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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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CFA 시험 범위는 매번 바뀌고, 특히 '25년부터 lv. 3은 여러 트랙으로 갈라집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CFA 홈페이지나 학원에 확인 바랍니다.

 

기존 포스트에서도 썼지만 필자는 공과대학 출신입니다. 남자로 태어났지만 군대가 너무너무너무 가기 싫었던 필자는 전문연구요원으로 현역 입대 좀 피해보려고 대학원을 갔고, 어떻게 하다보니 기업 부설 연구소에서 실험하고, 시뮬레이션 돌리고, 특허 쓰고, 여튼 사람이 불행해지는 오만가지 일을 했습니다. 이 연구라는게 참 사람 보상회로가 고장나서 "내가 새로운 지식을 발견한다"는데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게 아니면 힘든 업무라서... 저같은 제자 학위 주신다고 고생하신 교수님께는 죄송하지만 어느 순간 연구 그만 하고 싶더군요.

 

그래서  (1) 서울에 그대로 붙어있을 수 있고, (2) 그래도 연봉 좀 챙겨주고, (3) 산업 다운사이클이 와도 입에 풀칠은 하게 한 섹터에 집중되지 않은 업무를 찾다보니 투자쪽 업무를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마침 그간 친환경 관련 연구도 좀 했겠다, 당시 유행하던 ESG 트렌드에 올라타서 친환경 투자 심사를 우기면 면접관 몇 명은 속아넘어갈거 같았습니다. 한 손에는 산업 경력을 쥐고, 다른 한 손에는 투자 지식을 쥐면 취업에는 문제 없겠다는 생각으로 투자 지식을 어필할 자격증을 찾았고, 우연히 본 블로그에서 CFA가 가장 어렵다길래 "그럼 이 자격증 따면 면접관이 트집 안잡겠지?"라는 생각에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Figure 1. 출처 불분명한 금융 자격증별 난이도]

 

경제라고는 10년도 더 전에 고등학교 시절 AP Economics 준비하면서 맨큐 수박 겉핥기로 읽은게 전부고 메타인지도 전혀 안되는 수준이여서 처음부터 독학은 생각도 안했고, 바로 인강을 등록했습니다. 구글에 "CFA" 치면 바로 검색창 아래에 뜨는 그 학원입니다. 제가 미국 기술사(FE/PE)도 준비하면서 외국 사교육도 한 번 들어봤는데, 우리나라 사교육이 훨씬 낫습니다. 문제 오류도 바로바로 수정해주고, 강의 준비해서 떠먹여주는 것도 훨씬 체계적입니다(대신 교과서는 외국에서 발행한 교과서 쓰긴 합니다...). "그 학원"에서 돈을 못받아서 광고는 못하지만, 필자처럼 노베이스면 학원에서 강의 듣는거 꼭 추천 드립니다.

 

1. 시험 개요

'22년 11월 기준 CFA lv. 1 시험 구성은 아래와 같이 10개 과목이였습니다. 공부 순서야 중간에는 어떻게 하든 큰 문제는 없지만 맨 앞은 회계 공부하고 맨 마지막에 Ethics 공부하시는걸 추천 드립니다.

종목명 내용 비고
Quantitative Methods - 현금흐름할인법
- 자료 도식화
- 확률
- 통계(분포, 샘플링, 가설검정 등)
말이 퀀트지 사실 현금흐름할인법과 고등학교~대학교 1학년 수준 통계입니다. 딱히 어려울 건 없고 재무계산기 쓰는 방법만 숙지하면 어지간한 계산 문제는 모두 풀 수 있습니다.
Economics - 수요와 공급(신축성 등)
- 기업 및 시장 구조(경쟁 등)
- 총생산, 가격, 성장
- 산업 사이클(사이클, 신호 등)
- 재정/통화정책
- 무역 수지, 환율
대학교 1학년 수준의 경제학 되는거 같습니다. 맨큐의 경제학 함 보셨더라면 전혀 어렵지 않게 풀 수 있고, 환율 계산하는게 좀 헷갈리지만 그거 말고는 무난하게 보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Financial Statement and Analysis
★ ★ ★
- 회계 기준
- 재무재표(손익계산서 등)
- 재무상태표 상세(재고, 자산 등)
많이 중요한 과목입니다. 비중도 제일 커서 이거 망하면 합격이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꼭 이거 제일 먼저 공부하십쇼... 나중에 시간 급해지면 공부하는게 너무 어렵습니다. 미국 회계 기준(US GAAP)이랑 국제 회계 기준(IFRS) 차이 외우는게 좀 까다롭습니다.
Corporate Issuers - 자본(자본 비용, 분배 등)
- 기업 재무구조
자본 조달 비용이 얼마정도 되니까 회사 자본/부채 비율을 어떻게 가져가면 좋겠다 정도 내용입니다. 이건 정말 쉬워서 좀 쉬어간다고 보셔도 좋습니다.
Equity Investments
★ ★
- 자본 시장(구조, 지수, 효율 등)
- 지분 투자(밸류에이션 등)
주식 좋아하시는 분들이면 익숙한 분야입니다. 단순한 배당 모형으로 밸류에이션 매기는 방법과 기업 경쟁력 분석(포터의 5-Force 등)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Fixed Income
★ ★
- 채권 개요
- 채권 시장
- 채권 밸류에이션(할인법)
- 채권 수익률(듀레이션 등)
- 신용도 분석
수익률과 밸류에이션이 알파이자 오메가입니다. 그 중에서도 듀레이션이 제일 어렵고 중요합니다. 개인 투자에서 채권은 많이 안담다보니 익숙하지 않아서 어려운데 채권 이표에 따른 시간표 쭉 그려가면서 숙달하시면 금방 익힐 수 있습니다. 재무계산기 꼭 여기서 마스터해야합니다.
Derivatives - 파생 시장 및 종류
- 파생 가격
비중도 얼마 안되는 과목이지만 내용도 얼마 없고, 개요 단계라서 문제도 어렵지 않습니다.
Alternative Investment - 헤지펀드
- 사모시장
- 실물자산
서로 얽혀있는 다른 과목들과 달리 대체투자는 자기 혼자 노는 경향이 있습니다. 회계 경제 통계 채권 다 몰라도 공부하는데 아무 문제 없습니다.
Portfolio Management
- 포트폴리오 관리
- 수익률 및 위험성
- 투자 심리
- 기술적 분석
- 핀테크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어떻게 하면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수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지가 주요 내용입니다. Efficient market frontier 위주로 공부하시면 됩니다. 그렇다고 다른 내용이 안나오는건 아니지만....
Ethical and Professional Standards
★ ★
- Code of Ethics and Standards of Professional Conduct
- GIPS
네... 맨 위에 이름 긴 항목이 이 업계 종사자로서 지켜야하는 룰입니다. 근데 이건 정말 적용하기 나름이라 어지간하면 다른 과목 먼저 공부해두시고 얘는 맨 마지막에 문제만 계속 풀면서 감을 잡는게 좋습니다.

 

더 자세하고 최신 자료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cfainstitute.org/programs/cfa-program/candidate-resources/level-i-exam

 

CFA® Program Level I exam | CFA Institute

In this topic, you’ll learn how to describe fixed income securities and their markets, yield measures, risk factors, and valuation measurements and drivers. We’ll also cover calculating yields, values of fixed income securities, the securitization of a

www.cfainstitute.org

 

CFA 1차 시험은 아무래도 첫 시험이다보니 개념 위주로 진행됩니다 따라서 (1) 아주 넓은 범위에서 (2) 매우 지엽적인 내용까지 뽑아오지만, 대신 (3) 깊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서 정말 알면 맞추고 모르면 못맞추는 시험으로 시간 배분은 오히려 쉬운 편입니다. 길게 생각하거나 복잡하게 계산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저는 1차 시험은 다 풀고 재검까지 하고도 시간이 넉넉하게 남았던거 같습니다. 제가 머리가 좋다고 자랑하는건 절대 아니고(실제로 좋지도 못하고)... 상술했듯이 수능 킬러문항처럼 시간 잡아먹는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저도 2차 시험 때는 재검은 커녕 제 시간에 마킹 간신히 끝냈습니다.

 

2. 시험 준비

시간은 3월부터 11월까지 8개월 동안 매일 퇴근하고 2시간 빠짐없이 공부...할 수 있었으면 제가 변호사 시험 봤겠죠? 그 정도 끈기는 없었고, 일주일에 4일 정도 공부했던거 같습니다. 시험 두 달 남겨두고는 발등에 불 떨어져서 그 때는 정말 주중 2시간, 주말 4시간 정도 공부했습니다. 그러면 약 340시간 공부했는데, CFA 홈페이지에서도 약 300시간 이 필요하다고 하니 오차 범위 내에서 알맞게 시간 썼네요. 만약 마음의 채찍질이 필요하시면 (1) 엑셀로 공부 일정을 짜서 얼마나 밀리는지 매일 시각적으로 확인하든가, (2) CFA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모의 시험을 보면 바로 정신 차릴 수 있습니다.

 

CFA 홈페이지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 학원에서 제공하는 문제집 말고도 홈페이지 Ecosystem에서 나오는 문제들도 퀄리티가 좋습니다. 실제 시험 난이도와 제일 비슷한 수준인데, 시간이 없다면 어렵게 내는 학원 문제집보다는 홈페이지 문제 푸는게 더 낫습니다. 상술했지만 1차 시험은 범위가 넓다보니 한 개념을 깊게 파는 것 보다는 여러 개념을 얉게 파는게 훨씬 낫기 때문입니다.

 

3. 시험 결과

그렇게 열심히 준비해서 시험 당일 오전 내내 열심히 찍고, 나와서 대낮부터 소맥을 말고 두 달간 좀 늘어지다보면 CFA에서 이메일이 옵니다. 뭔 객관식 채점하는데 그렇게 오래 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본인들 말로는 "적절한 합격선"을 선정하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하더군요.

 

시험 합격률은 1차가 가장 낮은 편입니다. 제 생각이지만 2, 3차는 수험생들이 그래도 어느정도 걸려져서 오는 반면에 1차는 정말 아무나 볼 수 있어서... 시험 합격률은 아래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CFA 시험 결과 및 합격률: https://www.cfainstitute.org/programs/cfa-program/candidate-resources/exam-results

 

CFA® exam results and pass rates | CFA Institute

Minimum passing score, also known as MPS, is the score needed to pass the exam. Whenever there is significant curriculum or population change, the CFA Institute Board of Governors sets the MPS for each level after an exam administration. When there are not

www.cfainstitute.org

 

저는 다행히도 1차에서 잘 찍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다음 포스트에서 2차 시험에 대해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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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학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여러가지 장점이 있습니다만, 가장 간편하고 자주 쓰이는 기능은 바로 "내 자질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얼마나 성실한지, 얼마나 우수한 교수진으로부터 양질의 교육을 받았는지, 얼마나 미래 동량들과 연결고리가 있는지, 얼마나 지원 분야에 대해 이해도를 갖추었는지 한 줄로 설명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필자처럼 위 자질과 전혀 상관없이 정신 못차리고 학부 4년 내내 술만 퍼마시다가 졸업한 사람들도 많지만, 일반적인 시선이 그렇다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CFA는 금융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자격증입니다. 내가 금융에 기초적인 이해도를 갖추었다는 증빙을 보여줄 수 있는데, CFA는 명문대 졸업장과 달리 명함에 새겨넣을 수도 있습니다. 초면에 좋은 인상을 주기 괜찮은 방법이죠.

 

[Figure 1. Be a Snob]

 

특히 필자처럼 원래 경영/경제 전공이 아닌 사람이 금융 분야로 넘어오기 위해서 딱 맞는 선택입니다. 실험하고 시뮬레이션 돌리던 공정설계 공돌이의 말에 신뢰가 실리기 위해선 내가 얼마나 성실히 금융쪽 공부를 했는지 주절주절 이야기 하는것 보다 명함에 CFA 써넣는게 훨씬 낫습니다. 그렇게 '22년 3월부터 명함 갱신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24년 10월에 명함 갱신에 성공했으니 대략 2년 반 정도 걸렸네요. 아래부터는 경제라고는 수요와 공급 정도만 알고 있던 노베이스의 공부 후기입니다.

 

'22년 3월: CFA 1차 등록
'23년 1월: CFA 1차 시험 결과 발표
(시험 일자: '22년 11월)

'23년 10월: CFA 2차 시험 결과 발표
(시험 일자: '23년 8월)
'24년 10월: CFA 3차 시험 결과 발표
(시험 일자: '24년 8월)
'24년 10월: 차터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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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포스트(https://babbling-mewling-spawn.tistory.com/51)을 통해 자산유동화증권이 무엇인지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아보았습니다. 오늘은 이와 연관된 위험과 ABS의 종류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위험성과 트랜치(Tranche)

 

자산유동화증권 뿐이 아니라 모든 채권에는 두 가지 위험이 존재합니다. 첫 번째는 빌린 놈이 돈을 떼먹고 도망갈 위험이고, 두 번째는 미리 갚아버리는 것 입니다. 첫 번째야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두 번째는 그닥 직관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늦게 갚는게 문제이지 빨리 갚는게 무슨 문제가 될까요? 답은 바로 내가 그 갚아버린 빚에 대한 이자를 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10년간 꾸준하게 들어와야할 현금흐름이 깨지면 내 재무 계획도 엉망이 되어버리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을 재배치하기 위해 동일한 증권 한 종류만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증권을 여러개의 종류로 나누어 발행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나누어진 증권의 종류를 tranche라고 합니다. 외국 발음으로는 트란쉬에 근접하지만 한국에서는 다들 트렌치라고 하니 트렌치로 사용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안전하고 수익률이 낮으면 senior, 위험하고 수익률이 높으면 subordinate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기존 그림이 아래와 같이 살짝 변합니다.

 

[ABS 구조]

 

트랜치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오늘은 가장 대표적인 두 개의 경우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1. 신용 트랜치(Credit Tranching)

 

위에서 설명한 첫 번째 위험, 돈을 빌린 사람이 내 돈을 떼먹고 잠적할 위험입니다. Senior 트랜치를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우선권을 줍니다. 선순위채권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10억을 상환받아야할 때 5억이 채워지기 전까지는 senior 트랜치 채권자들만이 돈을 돌려받으며 senior 트랜치가 다 채워져야 후순위 채권자, subordinate 트랜치 채권자들이 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Figure 2. Credit Trache별 금리 차이]

 

이것만 있다면 아무도 subordinate 트랜치를 구매하려고 하지 않겠죠? 좀 오래된 이야기긴 하지만 심지어 곗돈도 후순위면 돈을 더 받습니다. 따라서 후순위 채권자들을 만족시켜줄만한 대가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subordinate 트랜치 증권은 senior 트랜치보다 이자를 더 줍니다. 채권이 부도나지 않는다면 senior 트랜치보다 subordinate 트랜치가 더 이득이겠네요. 이 금리 차이를 보험의 유무라고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2. 시간 트랜치(Time Tranching)

 

위 신용 트랜치가 돈 떼먹힐 위험만을 다뤘다면 시간 트랜치는 두 번째 위험, 돈을 미리 갚아버릴 위험까지 다룹니다. 첫 번째 트렌치가 먼저 돈을 상환받고, 두 번째 트렌치가 그 이후에 돈을 상환받습니다. 각각의 상황을 상정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트랜치는 돈을 떼먹힐 위험(extension risk)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대신에 반대로 예상보다 원금을 일찍 돌려받는 contraction risk에 더 노출됩니다. 요즘같은 금리 인상기에는 큰 문제는 아니지만(오히려 좋지만) 금리 하락기에는 큰 문제입니다. 분명 나는 10년간 10%의 이자를 받기로 되어있었는데 원금이 2년만에 돌아오면 나는 8% 이자에 재계약을 해야하거든요.

 

두 번째 트랜치는 반대로 contraction risk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돈을 떼먹힐 위험(extension risk)에 더 노출됩니다. 첫 번째 트랜치가 돈을 다 상환받고 나서 내가 받기 때문입니다.

 

결론

 

우리가 실생활에서 이런 트랜치들을 볼 일이 있을까요? 아마 전세로 집을 구하신 적이 있다면 비슷한 경험을 해보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사 날짜에 맞춰 전입신고를 해야 해당 집에 담보를 설정한 은행으로부터 변제 우선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종의 credit tranche에서 선순위 채권자에 해당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모두 전입신고 조심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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