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최근 넷플릭스에서 나온 수리남이라는 드라마를 보셨나요? 꼭 보시기 바랍니다. 진짜 재밌어요.

 

게다가 드라마를 보면서 재무제표에 대한 이해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답니다! 바로 마약왕 목사 전요한이 그의 든든한 뒷배 델라노 수리남 대통령에 대해 코멘트 해주는데요, 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Figure 1. 손상된 자산]

 

만약 제가 마약왕 목사 전요한이었다면 재무제표를 작성할 시 델라노를 자산으로 넣었을 것입니다. 다년간 돈을 넣으면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는 자판기 같은 아저씨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젊었을 때는 빠릿빠릿하고 가성비가 참 좋았는데, 나이가 먹으면서 뇌물에 대한 역치가 높아졌나 돈을 앵간히 먹여도 움직이는게 느려졌습니다. 소위 말해서 "연비"가 나빠졌죠. 이런 경우, 장부에 기록된 델라노의 가치보다 현재 델라노의 가치가 낮아져 자산이 "손상"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산 손상에 대한 처리는 회계 기준에 따라 다릅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IFRS를 먼저 보도록 하겠습니다.

 

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

 

IFRS의 규칙에 따르면 기업은 매 년 자산의 가치가 손상되었는지 확인해야합니다. 손상의 원인으로는 위에 예시로 든 델라노 대통령과 같이 자산 자체가 손상을 입었을 수도 있고, 혹은 비싼 돈을 주고 산 장비의 공급이 확 늘어나면서 시장 가치가 떨어졌을 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몇 가지 있지만, 별 중요한건 아니니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손상의 기준은 간단합니다. 자산의 장부가치(Carrying Value, Book Value)가 회수가능액(Recoverable Amount)를 초과했을 때 손상이 발생했다고 판단합니다. 다만 이는 교과서적인 설명이고, 회수가능액이 장부가치 아래로 떨어졌다고 보는게 더 합리적이겠군요.

 

회수가능액이란 (1) 공정가치(Fair Value)에서 판매 비용(Selling Cost)을 뺀 금액, 혹은 (2) 사용가치(Value in Use) 중 큰 값을 사용합니다. 사용가치는 미래 발생할 현금흐름을 현 금리로 할인해 가져온 값입니다.

 

[Figure 2. Impairment in IFRS]

 

그럼 이렇게 손상이 발생하면 우리 재무제표는 어떻게 변할까요? 먼저 재무상태표에서 자산의 가치가 기존 장부가치(매입 원가 - 감가상각)에서 회수가능금액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그 차액만큼이 손익계산서에서 손실로 기록됩니다.

 

그렇다면 손실이야 반영되는데, 이익도 반영될까요? 델라노 대통령이 다시 빠릿빠릿하게 전요한의 뇌물에 대해 대응해줄 수 있지 않을까요? IFRS에서는 이런 자산 손상이 제한적으로 복구 가능합니다. 다만 자산의 가치 상승은 기존 장부가치까지만 올라갈 수 있으며, 그 이상의 자산 가치 상승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U.S. GAAP

 

거의 항상 그렇지만 U.S. GAAP이 조금 더 복잡합니다. U.S. GAAP에서의 자산 손상은 두 단계를 거쳐 진행됩니다.

 

가장 먼저 자산이 손상되었는지 여부부터 결정해야합니다. 이를 위해 회수가능테스트(Recoverability Test)를 진행합니다. 자산의 장부가치와 자산이 벌어올 수 있는 미래 현금흐름의 합을 비교하게 됩니다. 이 때, 미래 현금흐름은 할인된 값이 아니라 있는 값 그대로의 합입니다.

 

[Figure 3. Impairment in U.S. GAAP]

 

만약 회수 가능 여부에서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면 손실의 정도를 계산합니다. 장부에는 기존 장부가치가 지워지고 공정가치가 대신 들어갑니다. 만약 공정가치를 측정할 수 없는 자산이라면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 금리로 할인한 값을 사용합니다.

 

마지막으로, U.S. GAAP에서는 자산 손상에 대한 복구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델라노 대통령이 전요한 목사와 화해의 술자리를 가지고 다음 날부터 빠릿빠릿하게 일처리를 해준다고 해도 이미 손상된 자산은 복구되지 않습니다. IFRS보다 더 보수적인 U.S. GAAP의 시야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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